유럽의 역사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북극권의 여름은 짧지만, 얼음의 세계는 결코 잠들지 않습니다.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루이 에노(Louis Énault)는 라플란드를 무대로 한 소설 『라플란드의 사랑(Un amour en Laponie)』에서, 실제로 이 땅을 직접 탐사했던 화가 프랑수아 오귀스트 비아르(François-Auguste Biard)의 시선을 빌려 북극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스피츠베르겐의 빙하부터 라프족의 천막까지, 당대 유럽 독자들에게 낯설고 신비로웠던 북방의 세계를 지금 함께 감상해 보겠습니다.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눈부신 얼음의 세계

“7월의 숨결은 스피츠베르겐의 빙하를 서늘하게 가라앉혔고, 마들렌 만에서는 아홉 달의 겨우내 쌓인 얼음을 대륙의 파편처럼 떼어 내었다.

수정으로 이루어진 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떠다니는 섬들처럼, 저 얼음들은 먼 바다를 뒤덮으며 흠 잡을 데 없는 광채로 눈부시게 반짝였다. 비스듬히 내리쬐는 태양의 반사광 속에서 반쯤 잠긴 얼음 덩어리들은 마치 보석으로 깎아 만든 바위처럼 보였다. 섬세하고 선명한 온갖 색조가 서로 섞이지 않으면서도 하나로 어우러져, 가장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p.382)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무너지는 빙하, 끊임없이 변하는 건축물

“더위에 무르익은 얼음의 기단을 파도가 깎아내는 동안—남쪽으로 표류할수록 그 더위는 한층 뜨거워졌다—거대한 얼음 덩어리들은 순간마다 형태와 모습을 바꾸었고, 무너져 내리는 건축물의 다양한 양상을 끊임없이 연출했다. 첨탑, 기둥, 피라미드, 거대한 박공벽, 웅장한 아치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곤 곧 심연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날카로운 파편들을 삐죽삐죽 세운 채, 파도는 얼음들을 서로 밀어붙이며 해안으로 몰아냈다. 얼음들은 천둥 같은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고, 그 뒤에는 거친 포효가 이어졌다.

그것은 무섭지만 숭고한 광경이었다.” (p.382)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유럽의 어떤 풍경도, 이 북방 대지의 메마름과 황량함을 올바르게 상상하게 해 주지 못한다. 급격하고 거친 선들이 갑작스럽게 멈춘 이 풍경에는, 다른 위도에서 형태의 거칠고 투박한 면모를 화려함으로 달래 주던, 그 풍성하고 고요한 빛조차 존재하지 않으니까.” (p.324)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때로 이 섬들은 물결 한가운데서 암초처럼 홀로 떠 있다. 때로는 너무 가까이 모여 있어 첫 번째 해안 맞은편에 또 하나의 해안을 이루기도 한다. 어떤 때는 배가 사방을 감싸며 휘어진 암석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마치 외딴 바다 위의 항구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어떤 때는 밑동은 나란히 뻗어 있되 정상은 안쪽으로 기울어진 긴 벽들이, 머리 위에서 거대한 개선문처럼 서로 마주 닿기도 한다.” (p.324)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바다의 주인공들, 라프족

“그는 어선을 타고 섬에서 섬으로 옮겨 다니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늘 무언가 작업에 몰두했다. […] 실제로 라프족 사이에서는 해안을 누비는 담대한 뱃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다리도 나침반도 없는 작은 배로, 불멸의 제노바 출신 항해사보다 4세기나 앞서 신대륙을 발견했던 ‘바다의 왕’들에 필적할 만한 자들이다. 우리라면 우리 호수에서도 타기를 꺼릴 만큼 초라한 배로, 그들은 밤낮없이 가장 험준한 암초 지대를 스치듯 통과하고 가장 무서운 폭풍과 맞선다.” (p.326)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는 곰 사냥을 조직해 젊은이들을 이끌고 직접 나섰으며, 핀란드 상인들이 밀가루와 발효주를 들고 근처에 찾아올 때면 여전히 수많은 어장을 관리하며 제법 후한 수익을 올렸다.” (p.53)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라프족의 천막, 소박하지만 완벽한 형태

“이 천막들은 여행자가 동방의 모래사막에서 가끔 마주치는 천막들만큼 규모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작고, 형태는 소박했으며, 빛깔은 탁했다. 많은 재료도 정교한 기술도 필요로 하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천막을 짓는 데 필요한 것이라곤 원을 그리며 박은 일곱여 개의 장대, 그 끝을 한 데 묶어 놓은 것, 그리고 꼬아 만든 가죽끈과 말뚝뿐이었다. 이것들은 동시에 천막의 천을 고정하는 역할도 겸했다.” (p.6)

라플란드의 중심에서 마주한 빙하의 절창, 19세기 프랑스인이 기록한 북극의 풍경

출처 및 참고 자료

본문에 소개된 모든 발췌문은 프랑스 소설가 루이 에노(Louis Énault, 1824~1900)의 소설 『라플란드의 사랑(Un amour en Laponie)』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원문 전체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디지털 아카이브 갈리카(Gallica)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삽화는 노르웨이와 라플란드를 직접 여행하며 북국의 풍경을 화폭에 남긴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오귀스트 비아르(François-Auguste Biard, 1799~1882)가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