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히틀러가 폴란드와의 전쟁을 원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반 독일인들은 어땠을까요? 독일 역사가 요헨 뵐러(Jochen Böhler)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독일인들은 폴란드 정복에 전혀 열의가 없었을뿐더러, 비스와 강변의 슬라브 민족과의 충돌 앞에서 몸서리를 쳤다고 합니다.
나치 언론이나 이후의 선전물들을 보면, 1939년 9월 1일 독일 전체 국민이 자랑스럽게 '무가치하고 멸망이 예정된' 폴란드 국가와의 전쟁에 나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공식 기록 대신 당시 사람들의 일기와 회고록을 들여다보면,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의 독일 사회는 완전히 다른 감정들로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요헨 뵐러는 저서 『침공 1939: 폴란드에 맞선 독일』에서 이러한 개인 기록들을 다수 인용하며 당시 독일 민심의 실체를 밝혀냈습니다.
전쟁 소식에 환호하지 않은 거리
빅터 클렘페러(Victor Klemperer)의 기록에 따르면, 8월 29일 베를린의 행인들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거리의 행인들이 평소와 다르게 행동했다. 조용히 걷고, 웃지도 않았으며, 허세도 부리지 않았다."
전쟁 발발 소식이 전해져도 아무도 열광하지 않았습니다. 빌리 콘(Willy Cohn)은 9월 1일 일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광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거리에는 애국적 환희의 기색이 일말도 없었다. 사람들은 침묵 속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걸어갔다."
공포에 질린 독일인들은 공습을 애타게 기다렸고, 폴란드군이 국경 도시를 점령할지 모른다는 상상에 떨었습니다. 모두가 창문에 암막을 설치했고, 형편이 되는 집에서는 지하실에 방공호를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히틀러의 연설마저 철저하게 비관적으로 들렸다고 합니다.
열정 없이 행진한 병사들
수년간의 세뇌 교육에도 불구하고, 국방군(베어마흐트) 병사들 중 일부조차 폴란드 침공에 대한 환희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일개 병사들은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우리는 복종하도록 길러졌고, 그렇게 하도록 강요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열정 없이, 다만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알며 행진했다."
전쟁터로 떠나는 젊은이들을 배웅하는 민간인들 역시 환호하지 않았습니다. 훗날 독일 대통령이 되는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Richard von Weizsäcker)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길가에는 몇몇 가족들과 행인들이 서 있었지만, 가능한 한 뜻깊게 침묵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려 애쓰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향하던 군인들을 군중들이 열광하며 배웅하던 광경과는 정반대였다."
포위된 도시처럼 변해간 일상
전쟁 발발 사흘째, 일기장에는 마치 봉기한 바르샤바나 포위된 브레슬라우 요새의 삶처럼 보이는 현실이 고스란히 기록되었습니다. 클렘페러는 9월 3일 이렇게 적었습니다.
"견디기 점점 더 어려워지는 정신적 고문이다. 금요일 아침, 상시 암막 명령이 내려졌다. 우리는 지하실에 앉아 있다. 좁고, 끔찍하게 습하고, 답답해서 늘 땀이 나면서도 오한이 들고, 곰팡이 냄새, 식량 부족—이 모든 것이 고통을 더한다(...). 겨우 사흘째인데 벌써 3년은 지난 듯한 느낌이다. 기다림, 절망, 희망, 추측, 무지..."
베를린의 한 신문사 편집부에서 일하던 루트 안드레아스프리드리히(Ruth Andreas-Friedrich)는 일기에서 당 간부들조차 전쟁 발발을 두려워했다고 적었습니다.
"우리 '정치 담당'인 미어가 오늘은 친위대(SS) 제복을 입고 다닌다. 이 날을 축하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에게서 임박한 전쟁을 기뻐하는 사람의 인상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홀너가 코냑 한 병을 꺼내 '평화와의 작별'을 위해 마시자고 하자, 미어도 커다란 모금을 마셨다."
정작 싸우고 싶지 않았던 독일 전차병들 (사진: Bundesarchiv, Bild 146-1976-071-36, CC BY-SA 3.0)
편집부 동료들은 이론상 가장 빠르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9월 1일 그들은 자신들이 끝까지 보지 못할 길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탁자에 둘러앉아 찻잔 속의 차를 젓는다. '긴 전쟁이 될 거야'라고 플람이 우울한 목소리로 말한다. '하나님만이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 알겠지.' '히틀러 씨는 물론 아니겠지!' 플람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우리가 이미 흙 밑에서 꽃 냄새나 하는데, 히틀러가 죽으면 뭐가 어떻게 되겠어!'"
출처 및 참고 자료
- Jochen Böhler, 『침공 1939: 폴란드에 맞선 독일(Invasion 1939. Germany against Poland)』, Znak 출판사,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