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6년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정복왕 윌리엄)이 이끄는 노르만인의 잉글랜드 침공으로 노르만 정복(Norman Conquest)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참회왕이 후사 없이 사망하자, 윌리엄은 혈연 관계를 근거로 잉글랜드 왕위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1066년, 운명의 해
윌리엄의 침공군은 1066년 9월 28일 서식스주의 페번시(Pevensey)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14일, 잉글랜드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전투인 헤이스팅스 전투(Battle of Hastings)가 벌어졌습니다. 이 전투에서 잉글랜드 왕 해럴드 2세가 전사하면서 저항 세력은 무너졌고, 윌리엄은 1066년 성탄절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잉글랜드 국왕으로 대관식을 거행했습니다.
노르만 왕조의 지배 기간
노르만인의 통치는 약 88년간 지속되었습니다. 윌리엄 1세로부터 시작된 노르만 왕조는 윌리엄 2세, 헨리 1세, 스티븐 왕까지 이어지다가, 1154년 헨리 2세가 즉위하면서 플랜태저트(앙주) 왕조로 넘어가게 됩니다. 다만 왕조 자체는 끝났지만, 노르만인들이 가져온 언어·법률·문화의 영향력은 훨씬 오랫동안 잉글랜드 사회에 깊이 남았습니다.
잉글랜드 사회에 남긴 유산
노르만 정복 이후 잉글랜드에는 새로운 통치 체계와 봉건제도가 도입되었고, 프랑스어 계열인 노르만 프랑스어가 궁정과 귀족 사회의 공용어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영어는 방대한 프랑스어·라틴어 어휘를 흡수하게 되었으며, 오늘날 영어 어휘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런던 타워와 같은 석조 성채 건축 문화도 노르만인들에 의해 확산되었습니다.
영국이 아니라 '잉글랜드'가 정복당했다
흥미로운 점은 노르만인에게 정복당한 것은 '브리튼(영국)' 전체가 아니라 '잉글랜드'라는 사실입니다. 웨일스와 스코틀랜드는 당시 독립적인 세력으로 존재했으며, 웨일스는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잉글랜드의 지배 아래 들어갔습니다. 따라서 노르만 정복은 엄밀히 말해 잉글랜드 왕국에 대한 정복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