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앵글로색슨 사회에서 사람의 목숨값은 얼마였을까?

앵글로색슨 문화에서 개인의 생명 가격은 '웨르길드(Wergild)'라 불리는 제도로 결정되었습니다. 웨르길드란 살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신분에 따라 가해자 측이 지불해야 했던 배상금으로, 당시 혈족 간 보복을 막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던 핵심적인 법적 장치였습니다.

신분에 따른 웨르길드 금액

앵글로색슨 사회에서 웨르길드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엄격하게 차등이 매겨졌습니다.

  • 왕과 왕족: 1,200실링
  • 알더먼(Ealdorman, 고위 귀족·지방 통치자): 800실링
  • 테인(Thegn, 무장 귀족·전사 계급): 200실링
  • 평민(체올, Ceorl): 100실링
  • 노예: 웨르길드 없음

목숨값에 담긴 사회 구조

이 수치는 당시 사회의 위계 질서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왕의 생명은 평민의 무려 12배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귀족 계급인 테인 역시 평민보다 두 배 높은 배상금이 책정되어 있었습니다.

반면 노예는 법적으로 '사람'이 아닌 재산으로 취급되어 웨르길드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노예가 살해당한 경우에는 배상금 대신 노예의 시세에 해당하는 물적 보상만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처럼 웨르길드 제도는 단순한 손해 배상을 넘어, 신분 사회였던 앵글로색슨 잉글랜드에서 한 사람의 생명이 지니는 법적·경제적 가치를 수치화한 흥미로운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