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초까지 아시아·아프리카·브라질로 뻗어나간 해외 제국을 바탕으로 세계 최강의 해양 강국으로 군림하던 포르투갈. 그러나 1580년, 이 나라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Philip II)에게 정복당하며 독립과 제국의 영광을 잃는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왕위 계승 위기가 부른 정복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합병된 배경에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1578년, 젊은 국왕 세바스티앙 1세가 모로코에서 벌어진 알카세르키비르 전투에서 후사 없이 전사한 것입니다. 왕실 직계 혈통이 끊기면서 포르투갈은 심각한 왕위 계승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이 틈을 탄 것이 바로 스페인의 펠리페 2세였습니다. 그는 포르투갈 왕족의 외손자라는 명분을 내세워 왕위를 주장했고, 결국 군대를 동원해 포르투갈을 무력으로 장악했습니다. 이로써 이베리아 반도의 두 왕국이 한 왕관 아래 묶이는 '이베리아 연합'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60년간의 스페인 지배와 제국의 쇠퇴
스페인의 지배는 약 60년간 지속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포르투갈은 국가의 자율성을 크게 상실했으며, 마드리드의 정책에 발맞춰 유럽 전쟁에 끌려들어가야 했습니다.
더 치명적인 것은 해외 제국의 붕괴였습니다. 스페인과 적대 관계에 있던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는 이제 포르투갈의 식민지 역시 공격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네덜란드는 포르투갈령 동인도와 브라질 일부를 빼앗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거점들도 하나둘 잃어갔습니다. 대서양 무역로를 장악하던 포르투갈의 향상 무역망은 급속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독립 회복, 그러나 되돌아오지 않은 영광
1640년, 포르투갈 귀족들은 브라간사 공작 주앙을 국왕 주앙 4세로 추대하며 반란을 일으켰고, 이듬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상실된 해외 영토와 무역 패권은 되찾지 못했습니다. 한때 '바다의 제국'이라 불리던 포르투갈은 이후 유럽의 2류 강국으로 전락했고, 1580년의 정복은 그 화려한 황금기를 종언으로 몰아넣은 결정적 전환점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