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헨리 8세는 샤워를 했을까? 튜더 왕조 시대 목욕 문화의 실제 모습

잉글랜드 국왕 헨리 8세는 샤워를 한 적이 없습니다. 샤워라는 개념 자체가 그가 통치하던 16세기에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현대적인 샤워 시설이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약 300년이 지난 18~19세기에 이르러서였습니다.

튜더 왕조 시대의 목욕 방식

다만 이것이 당시 사람들이 위생에 전혀 무관심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헨리 8세는 햄프턴 코트 궁전(Hampton Court Palace)에 별도의 목욕 공간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의 목욕은 나무로 만든 욕조에 물을 받아 하는 방식이었으며, 하인들이 양동이로 물을 운반하고 화덕에서 데운 뒤 욕조에 부어 목욕을 즐겼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궁전에는 온수와 냉수를 조절하는 시설까지 마련되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목욕이 드물었던 이유

16세기 유럽에서는 몸을 자주 씻으면 열린 모공을 통해 질병이 체내로 침투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귀족층조차 목욕 빈도가 매우 낮았고, 대신 세수와 손 씻기를 자주 하며 향수나 분말로 냄새를 가리는 방식으로 위생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중세에 성행하던 대중 목욕장 역시 점차 사라져 갔습니다.

샤워는 언제 탄생했나?

벽면 노즐로 물을 뿜어내는 형태의 목욕 장치는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이미 흔적을 찾을 수 있지만, 개인용 샤워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767년 영국의 윌리엄 피담(William Feetham)이 샤워기를 특허 내면서부터입니다. 이후 19세기 산업화와 상수도 시설의 발달로 인해 샤워는 일상적인 목욕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헨리 8세에게 샤워는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문명이었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