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안토니누스 피우스는 어떻게 로마 황제가 되었을까?

친자식 없는 황제의 후계자 선택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Hadrian)는 친생 자식 없이 세상을 떠났지만, 훗날 '피우스(Pius)'라는 존칭을 얻게 될 안토니누스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습니다. 그러나 이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고대 사료들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전해지며, 현대 학계에서도 하드리아누스의 진짜 의도를 두고 활발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시우스 디오의 기록: 꿈속의 예언

역사가 카시우스 디오(Cassius Dio)에 따르면, 임종을 앞둔 하드리아누스는 로마 원로원 의원들 가운데 안토니누스를 후계자로 선택했습니다. 이 결정에는 안티노우스(Antinous)의 권유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안티노우스는 신 헤르메스가 꿈에 나타나 "하드리아누스가 안토니누스를 상속자로 정한다면 사후에 행복을 찾을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우렐리우스 빅토르의 기록: 두 명의 지명자

반면 역사가 아우렐리우스 빅토르(Aurelius Victor)는 하드리아누스가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훗날의 안토니누스 피우스)와 마르쿠스 안니우스 베루스(Marcus Annius Verus), 즉 어린 시절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두 사람을 모두 지명했다고 기록합니다.

빅토르는 이 결정의 배경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견해를 소개합니다. 일부는 이 영예를 하드리아누스의 선량한 성품 덕분으로 돌리는 반면, 다른 일부는 베스탄 처녀들(Vestal Virgins)의 칙령이 안티노우스의 유언을 황제에게 강요했다고 주장합니다.

현대 학계의 논쟁: 공동 통치인가, 단독 상속인가

하드리아누스가 마르쿠스 안니우스 베루스에 대해 어떤 계획을 품고 있었는지도 오랫동안 논쟁거리였습니다.

앤서니 버얼리(Birley) 등의 학자들은 하드리아누스가 아우구스투스와 네로 시대 이후 반복되었던 제위 계승 위기를 피하고자, 마르쿠스 안니우스를 안토니누스와 함께 통치할 공동 황제로 삼으려 했다고 해석합니다.

반면 리처드 던컨존스(Richard Duncan-Jones)는 하드리아누스가 아우렐리우스의 아내와 주고받은 서신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하드리아누스가 아우렐리우스가 안토니누스로부터 제위를 물려받기를 의도했다고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