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아비 바르부르크가 말하는 예술의 역사: 상징 속에 살아남은 과거의 이미지

바르부르크에 따르면 예술의 역사란 상징적 형식 속에서 과거 이미지의 '생존(survival)'을 포착해 내는 작업이었다.

아비 바르부르크가 말하는 예술의 역사: 상징 속에 살아남은 과거의 이미지

글: 클라우디우 페르난데스(Cláudio Fernandes)

인문학의 핵심 학문, 예술의 역사

예술의 역사(미술사)는 인문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 중 하나다. 예술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고 파악하는 일은 곧 인간 존재 자체를 더 폭넓게 이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두각을 나타낸 미술사학자 중 한 사람이 바로 독일의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다. 바르부르크에게 미술사학자란 모든 예술 작품이 그 형식 속에 '화석화'시켜 놓은 생명력의 징후를 포착해 내는 사람이었다.

유물처럼 읽는 이미지, 과거의 생존

고고학자와 고생물학자가 흔적을 통해 과거의 삶과 문화를 재구성하듯이, 바르부르크에 따르면 미술사학자는 이미지 속에 남아 있는 과거의 생존(survival)을 식별해야 한다. 조각, 드로잉, 기념비, 회화 등 모든 작품에는 예술가가 포착한 삶의 움직임이 기록되어 있다. 사진과 영화가 발명된 뒤에는 이미지가 훨씬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록되지만, 그 이전의 예술가들은 캔버스나 패널, 조각 위에 직접 움직임과 생명감을 새겨 넣어야만 했다.

새로운 학문 '이코놀로지'와 디디-위베르망의 해석

이러한 관점에서 바르부르크는 단순한 미술사의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운 학문을 발전시켰다. 이 학문은 '이코놀로지(iconology)'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icon'은 이미지를, 'logy'는 연구를 뜻한다. 프랑스의 연구자 조르주 디디-위베르망(Georges Didi-Huberman)이 강조했듯이, '생존' 개념은 바르부르크의 방법론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 가운데 하나다.

"[...] 따라서 '생존'은 역사를 열어젖힌다. 이것이야말로 바르부르크가 '가장 넓은 의미의 예술사'라고 말했을 때 염원하던 바로 그것이다. 즉 미신이라는 인류학적 문제, 신념의 전승이라는 문제에 열려 있는 예술사. 헤르만 우제너(Hermann Usener)와 카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와 더불어 바르부르크가 사랑에 빠져 들었던 '문화심리학'에 의해 형성된 예술사 말이다." [1]

'긍정적 시대착오'와 다중의 시간성

바르부르크가 말하는 이러한 '역사의 개방'은 일종의 '긍정적 시대착오(positive anachronism)'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하나 혹은 여러 예술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역사적 시간들을 잇는 연결선을 포착하는 방식이다. 예술 작품을 다중의 시간성을 담아 내는 산물로 간주함으로써, 바르부르크는 근대 사상가들에게 특징적인 진보적 연대기 중심의 전통적 역사관과 결별한다. 그런 역사관에서는 각 시대가 사회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반드시 이전 시대를 능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르네상스 연구와 므네모쉬네 도판(Mnemosyne Atlas)

그렇기 때문에 바르부르크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연구 대상 중 하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였다. 바르부르크는 르네상스 예술이 그리스·로마 문화의 순수하고 단순한 부활이 아니라는 점, 역사적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순수한' 예술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것은 하나의 예술 작품 안에 수많은 '시간'과 수많은 문화가 뒤섞여 있는 '불순한' 예술이었다. 바르부르크가 가장 많이 연구한 화가 중 한 사람이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였다.

아비 바르부르크가 말하는 예술의 역사: 상징 속에 살아남은 과거의 이미지

보티첼리의 그림 『프리마베라(Primavera)』는 바르부르크가 철저하게 연구한 작품이다.

바르부르크는 비교 연구를 수행하고 자신의 방법론을 적용하기 위해 르네상스를 비롯한 여러 예술 사조의 회화 판화 클리핑을 모아 거대한 패널을 만들기도 했다. 이 패널은 므네모쉬네 도판(Mnemosyne Atlas)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참고 자료

[1] DIDI-HUBERMAN, Georges. 『살아남은 이미지: 아비 바르부르크에 따른 예술사와 망령의 시간』(A imagem sobrevivente). 베라 리베이루(Vera Ribeiro) 옮김. 리우데자네이루: Editora Contraponto, 2013 [2002]. 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