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뮌하우젠 남작(Baron Munchausen)은 수 세기 동안 동화 속 주인공, 혹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거짓말쟁이'로 유명해 왔습니다. 포탄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등 불가능해 보이는 모험담을 들었다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전설과 동화의 뒤에는 언제나 한 조각의 진짜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러시아 군대에서 복무한 귀족
히에로니무스 카를 폰 뮌하우젠(Hieronymus Carl von Münchhausen)은 1720년 5월 11일 독일 하노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브라운슈바이크-뤼네부르크 공작 가문의 혈통을 잇는 귀족 출신으로, 사촌 중 한 명은 유명한 괴팅엔 대학교를 설립하고 하노버의 총리를 지낸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뮌하우젠은 어린 나이에 안토니 울리히 2세 공작을 따라 러시아로 건너갔습니다. 공작은 러시아군 장군으로 임명되었으나 1741년 여황제 엘리자베타에 의해 투옥되고 말았습니다. 뮌하우젠은 공작을 따라 러시아에 간 뒤, 독일인들도 함께 복무하던 브라운슈바이크 기병연대에 입대했습니다.
터키와의 전쟁에서 이름을 알리다
그는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에서 활약하여 1740년 장교로 승진했습니다. 이후 1760년까지 러시아 군에서 복무하다 제대하고, 아내와 함께 고향 독일로 돌아왔습니다.
'과장된' 이야기꾼의 탄생
독일로 돌아온 뮌하우젠은 곧 유명한 이야기꾼이 되었습니다. 그는 러시아에서 겪은 모험과 터키와의 전쟁 이야기를 다소 '부풀려' 들려주었고, 그 명성이 자자해지면서 많은 귀족들이 일부러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뮌하우젠이 애초에 일어날 수 없는 황당한 헛소리를 늘어놓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는 실제로 겪은 일을 이야기하되, 약간 더 매콤하게 양념을 쳤을 뿐입니다.
전설을 만든 사람은 따로 있었다
오늘날까지 그의 이름을 감싸고 있는 전설은 사실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Rudolf Erich Raspe) 덕분입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이 작가는 남작의 짧은 일화들을 각색해 책으로 엮었고, 뮌하우젠의 기상천외한 모험이 담긴 이 책은 당시로서는 드물게도 독일 밖에서까지 출판되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뮌하우젠 본인은 몹시 분개했고, 라스페의 출판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결국 출판업자는 저자 이름을 내놓았고, 책은 익명으로 계속 출판되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습니다.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뮌하우젠 남작은 자신보다 훨씬 어린 두 번째 아내와의 개인적인 가족 비극까지 겪은 뒤, 1797년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