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는 로마 작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크게 엇갈린 인물이었다. 키케로나 플루타르코스처럼 그녀의 지성, 미모, 정치적 수완을 높이 평한 이가 있는 반면, 베르길리우스나 호라티우스처럼 그녀를 유혹자이자 로마의 위협으로 묘사한 이도 있었다. 이러한 상반된 기록을 통해 당대 사람들이 클레오파트라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엿볼 수 있다.
키케로, 지성과 매력을 인정하다
키케로는 로마 최고의 웅변가이자 정치가 중 한 명으로, 서신과 연설 속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언급했다. 한 통의 편지에서 그는 그녀를 “가장 교양 있고 매력적인 여인”이라고 불렀으며, 그녀의 뛰어난 지성과 야망 역시 칭찬하는 등 개인적 매력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플루타르코스, 아름다움과 지혜의 화신
그리스 출신의 역사가 플루타르코스는 대표작 『영웅전(비교열전)』에서 클레오파트라를 다루었다. 그는 그녀를 “탁월한 미모와 지성을 지닌 여인”으로 묘사했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용기와 결단력 또한 높이 평가했다.
베르길리우스, 유혹자이자 무자비한 통치자
반면 로마의 대서사시 『아이네이스』를 쓴 베르길리우스는 클레오파트라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그렸다. 그의 시 속에서 그녀는 미모로 남자들을 홀려 자신의 뜻을 이루는 유혹자이자,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식조차 희생할 수 있는 냉혹한 통치자였다.
호라티우스, ‘이집트의 독사’
또 다른 시인 호라티우스 역시 자신의 송가(오드)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유혹자이자 로마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했다. 특히 한 송가에서 그는 그녀를 “이집트의 독사”라고 불렀는데, 이는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가가 갈린 배경
이렇게 의견이 갈린 데에는 작가들의 처지와 시대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클레오파트라를 실제로 접했던 키케로는 그녀의 개인적 역량을 인정했지만, 악티움 해전(기원전 31년) 이후 집필된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는 승리자 옥타비아누스 측의 관점에서 그녀를 로마의 적으로 그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로마 작가들에게 클레오파트라는 지략가이자 매력적인 군주인 동시에, 로마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였다. 그들의 기록은 승자가 역사를 어떻게 쓰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