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 속에는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여덟 번째 달, '8월(August)'입니다. 8월의 영어 이름 'August'는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에서 직접 따온 것으로, 그가 로마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통치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율리우스력의 탄생과 아우구스투스의 역할
아우구스투스와 달력의 인연은 기원전 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가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는 '율리우스력(Julian calendar)'을 도입했습니다. 이 달력은 1년을 365일로 정하고, 4년마다 하루를 더하는 윤년 제도를 처음 도입해 날짜와 계절의 어긋남을 바로잡았습니다.
카이사르 사후에는 윤년 규칙이 잘못 적용되어 달력이 다시 밀리게 되었는데, 이를 최종적으로 정비한 사람이 바로 아우구스투스였습니다. 그는 기원전 8년경 윤년 체계를 올바르게 복원하며 율리우스력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달 이름에 새겨진 권력: 7월과 8월
아우구스투스는 달의 이름에도 자신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원래 여섯 번째 달이던 '섹스틸리스(Sextilis)'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아우구스투스'로 개명되었고, 이것이 오늘날 8월 'August'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앞서 7월 'July'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에서 나온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와 관련해 "아우구스투스가 자신의 달을 카이사르의 7월(31일)과 같게 만들기 위해 2월에서 하루를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로는 달별 일수가 그보다 앞서 정해졌기 때문에 후대에 만들어진 일화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다른 달 이름들의 흥미로운 유래
달력 속 다른 달들의 이름에도 각각의 배경이 담겨 있습니다.
1월(January) : 로마 신화에서 시작과 끝을 맡은 두 얼굴의 신 '야누스(Ianus)'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한 해의 시작을 여는 달에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9월(September) : 라틴어 '셉템(septem)', 즉 '일곱'에서 왔습니다. 옛 로마 달력이 3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았을 때 9월이 일곱 번째 달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레고리력까지 이어진 유산
율리우스력은 로마 제국 전역과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1500년 이상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태양년보다 약간 길어 매년 약 11분씩 어긋나면서,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이를 보완한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선포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이 바로 이 그레고리력입니다.
이처럼 아우구스투스는 달력의 기본 틀을 완성하고 자신의 이름을 8월에 새기며 현대 달력과 깊이 연결된 인물로 남았습니다. 매년 8월이 돌아올 때면, 2000여 년 전 로마 황제의 이름이 우리의 일정표 속에 그대로 살아 있음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