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문을 연 프랑스 리옹(Lyon)의 콩플루앙스 박물관(Musée des Confluences)은 공사 비용과 지나치게 '미래적인' 외관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개관 이후 줄곧 방문객으로 붐비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네 개의 상설 전시실과 세 개의 개관 기념 기획 전시를 갖춘 이 박물관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건축 양식으로 유명합니다.
독특하고 파격적인 건축 디자인
길이 180m, 폭 90m, 높이 45m에 달하는 이 건축물은 독일에서 탈구축주의 작품들을 선보여 온 오스트리아 건축사무소 쿱 힘멜블라우(COOP Himmelb(l)au)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입니다(대표작으로 뮌헨의 BMW 월트가 있습니다). 구조가 매우 복잡한 이 건물은 4개 층, 약 11,000㎡ 규모에 상설·기획 전시 컬렉션 전부를 수용합니다. 론 강(Rhône)과 손 강(Saône)이 만나는 합류점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크리스탈(The Crystal), 클라우드(The Cloud), 베이스(The Base)라는 세 개의 건축 단위가 하나로 결합된 형태입니다.
베이스는 크리스탈과 클라우드를 받치는 콘크리트 구조 부분입니다. 반지하 두 층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강당 2개, 단체 맞이 공간, 대관이 가능한 공간, 박물관의 기술 시설 등을 포함합니다.
크리스탈은 주 출입구와 관람 동선을 담당하는 공간으로, 대부분 유리로 지어졌습니다. 중앙의 그래비티 웰(gravity well) 구조가 금속 골조를 지탴하는 핵심 지지대 역할을 하며 크리스탈 전체를 안정적으로 고정합니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는 4개 층에 걸쳐 모든 전시실을 수용하는 부분으로, 금속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재 박물관을 둘러싼 공원 정원은 아직 완공되지 않았지만, 완성되면 산책하기 좋은 녹지 공간이 되어 바로 옆에 있는 순환도로의 존재를 잊게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류의 위대한 이야기를 담은 상설 전시

상설 전시 코스는 네 개의 전시실을 통해 인류의 거대한 역사를 들려줍니다. 인류의 기원과 운명, 문화와 문명의 다양성, 그리고 생명의 사슬 속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차지하는 위치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서로 다른 세 명의 전시 연출가가 만든 네 가지 시나리오그래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리옹 귀메 자연사박물관(Guimet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소장품을 활용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1. 오리진스(Origins), 세계의 이야기
첫 번째 공간에서는 우주와 우리 세계의 기원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먼저 다양한 종의 공룡 해골들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귀메 컬렉션의 화석과 곤충 표본을 살펴본 뒤, 3D 영상을 통해 빅뱅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화성이나 달의 조각처럼 놀라운 물건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우주 탐사 콘텐츠는 원주민 사회들의 우주관을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도 제공합니다.
2. 스피시즈(Species), 생명의 그물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귀메 박물관의 방대한 박제 동물 컬렉션 일부를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매우 놀이 감각 있게 연출된 이 동물들은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20세기 말 한동안 외면받던 박제 표본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3. 소사이어티(Society), 인간의 무대
세 번째 공간은 문화와 문명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전화나 자동차처럼 우리 사회를 바꾼 기술 혁신부터 중국 왕조의 권력 형태, 아름다운 아프리카 방패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원주민 회화와 사진을 통해 문명이 하나의 영토에 뿌리내리는 과정도 조명합니다.
4. 에터니티(Eternities), 내세의 환상

마지막 공간은 '내세'에 대한 믿음을 탐구합니다. 이집트와 잉카의 장례 의식 설명을 통해 오늘날 아프리카 사회 등에서 여전히 이어지는 조상 숭배 신앙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령이나 조상을 형상화한 수많은 가면은 역시 귀메 컬렉션에서 온 것이지만, 이 전시실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무척 신비롭습니다.
기획 전시와 그 밖의 볼거리
개관 초기에는 1층에서 세 개의 개관 기념 기획 전시가 열렸습니다. '레 트레조르 데밀 귀메(Les Trésors d'Émile Guimet)'와 '방 라 샹브르 데 메르베유(Dans la Chambre des Merveilles)'는 전신인 자연사박물관과의 역사적 연고를 부각했고, '남극점 정복(Conquest of the South Pole)'은 20세기 마지막 위대한 지리적 성취를 향한 경쟁과 남극 과학 연구의 길을 연 뛰어난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명했습니다. 단순한 기획 전시를 넘어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박물관 공간이라 불릴 만큼 풍성한 전시였습니다. 기획 전시는 수시로 교체되므로, 방문 전 공식 웹사이트에서 최신 전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람을 마친 후, 혹은 잠깐 쉬어 가고 싶을 때는 박물관 최상층의 파노라마 테라스로 올라가 보세요. 리옹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감상할 수 있고, 작은 스낵바도 있어 더욱 즐거운 휴식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1층에서는 프랑스 최우수 직인(Meilleur Ouvrier de France) 장 폴 피뇰(Jean-Paul Pignol)과 미슐랭 가이드 2스타 셰프 기 라소제(Guy Lassausaie)가 연출한 상점과 레스토랑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총평
이 박물관은 건축적으로 매우 독창적일 뿐 아니라, 소장 컬렉션도 놀랄 만큼 흥미롭습니다. 시나리오그래피 덕분에 놀이처럼 즐겁게 관람할 수 있어 아이들부터 어른들, 심지어 평소 박물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만족시킬 것입니다. 일부 전시물은 직접 만질 수 있고, 3D 기술과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전시실 덕분에 풍부하고 인터랙티브한 관람이 가능합니다. 컬렉션이 매우 잘 연출되어 있으며, 언뜻 보기에 독창적으로 느껴지는 배치는 사실 학제 간 접근과 기원·문명이라는 주제에 대한 참신한 해석의 결과입니다.
실용 정보
콩플루앙스 박물관(Musée des Confluences)
86 Quai Perrache, 69002 Lyon, France
교통: 트램 T1 'Musée des Confluences' 정류장 하차, 버스 C7, C10, 15, 63, 88번 이용 / 자동차는 'Tony Garnier' 유료 주차장 이용
관람 시간:
화~금 11:00~19:00
토·일 10:00~19:00
목요일 야간 개장 ~22:00
월요일 및 공휴일(1월 1일, 5월 1일, 11월 1일, 12월 25일) 휴관
입장료: 전체 전시 관람 기준 5~9유로, 일정 조건 충족 시 무료 입장 가능(기준 사전 확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