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의 보물, 그 기원은 우주였다
20세기 초 이집트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된 단검이 운석에서 유래한 철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최근 분석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파라오 투탕카멘의 유해 곁에서 발견된 운석 철 칼날의 단검. 길이 34.2cm. ©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
우주에서 온 왕실의 보물. 암수정으로 마감된 칼등과 보석을 박아 넣은 황금 손잡이를 갖춘 투탕카멘 파라오 단검의 철제 칼날이 실제로 우주 바깥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학술지 메테오리틱스 앤 플래너터리 사이언스(Meteoritics and Planetary Science)에 게재된 지구화학적 분석 결과, 이 단검을 만드는 데 사용된 철이 운석에서 나왔을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 권위 있는 유물은 1925년 하워드 카터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이후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상단 사진 참조). 당시 이집트 제18왕조를 통치하던 이 유명한 파라오의 미라를 감쌌던 붕대 사이, 오른쪽 옆구리 부근에서 출토되었습니다.
밀란 공과대학교, 피사 대학교, 토리노 대학교의 이탈리아 연구진과 카이로 박물관·파이윰 대학교의 이집트 연구진은 비침습 방식인 X선 형광 분광법(X-ray fluorescence spectrometry)을 활용해 철제 칼날의 성분을 규명했습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밀란 공과대학교 물리학과의 다니엘라 코멜리(Daniela Comelli)는 "칼날에서 검출된 니켈 농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코발트·인·탄소·황 함량은 운석 기원 철의 전형적인 특징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 칼날에는 니켈이 10% 검출된 반면, 지구산 광석에서는 약 4% 수준에 불과합니다.
어린 파라오의 복부 위에 놓인 채 발견된 두 번째 단검으로, 칼날은 황금으로 제작되었습니다(첨부 사진). ©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
이집트인들은 철에 매우 높은 가치를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 속 철을 신성한 선물로 여겼을까요? 어쨌든 이들은 이 희귀한 소재에 매우 높은 가치를 부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다른 귀중한 유물들이 이미 이집트에서 여러 차례 발굴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911년 카이로 남쪽 게르제(Gerzeh) 지역의 나일 강변 선사시대(프레다나스틱) 묘지에서는 아홉 개의 관형 구슬로 구성된 장식품이 출토된 바 있습니다. 연구진은 2013년 이 구슬들을 분석한 끝에, 기원전 3300년경 운석 기원의 철로 만들어졌음을 확인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야금술·문화 연구소의 필립 플루진(Philippe Fluzin) 소장은 "측정된 니켈 함량이야말로 이러한 기원을 확증해 주는 결정적 증거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철 야금술의 기술은 오랫동안 이집트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기원전 1000년경에 이르러서야 점차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기에 하늘에서 내려온 '신성한 철'은 더욱 특별한 존재였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