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립 고고학 박물관(MAN)이 오는 11월 5일 목요일 오후 7시, 박물관 강당에서 에밀리오 캄프스 카소를라(Emilio Camps Cazorla)의 여행 일기를 공개 발표한다. 이번에 세상에 빛을 보는 것은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미공개 필사본으로, 85년 전인 1930년 가을, 당시 국립 고고학 박물관 소속 학예사 세 명이 학업과 전문 역량을 다지기 위해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떠난 연구 여행의 기록이다.
필사본 출간과 더불어 엽서, 사진, 스케치 등 여행과 관련된 모든 기록 자료도 박물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공개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개방형 아카이브로 제공되는 것이다.
두 권의 수제 제본 일기장에 담긴 귀중한 기록
원본 일기는 저자 캄프스 카소를라가 직접 손으로 두 권으로 제본한 것으로, 방문한 유적지, 유물, 박물관에 대한 방대한 이미지와 상세한 필기 노트가 가득 담겨 있다. 이 기록은 무솔리니 정권 초기의 이탈리아 도시와 문화유산,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파괴 이전 모습을 연구하는 데 있어 못할 나위 없이 귀중한 1차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이 문서는 광란의 로링 트웬티즈를 뒤로하고 1929년 증시 대폭락 이후 대공황이라는 격랑에 내던져진 유럽의 모습을 매우 생생하게 포착한 시대의 스냅샷이기도 하다.
27세의 젊은 학예사, 동료들과 함께 떠난 연구 여행
1930년, 27세의 젊은 나이였던 캄프스는 고문서 관리사·사서·고고학자 전문직 요원단에 막 합류한 참신입이었다. 그는 이번 연구 여행을 위탁받아 블라스 타라세나(Blas Taracena)와 호아킨 마리아 데 나바스쿠에스(Joaquín María de Navascués)와 함께 길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이 두 동료 역시 박물관 학예사였으며, 훗날 각각 국립 고고학 박물관의 관장을 역임하는 인물들이다.
젊은 세 학예사가 남긴 이 여행 일기는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 유럽 고고학계의 형성기와 전간기 유럽의 문화적 풍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독보적인 사료로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