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이파 대학교 진만 연구소(Zinman Institute)의 고고학자들이 고대 도시 히포스(Hippos)에서 기념비적인 로마 성문 유적을 발견했습니다. 이 성문은 전통적으로 반은 인간, 반은 염소의 모습으로 묘사되는 그리스 신 판(Pan)의 성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목할 점은 작년에 이미 해당 지역에서 신의 청동 가면이 출토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다른 가면들에 비해 크기가 월등히 커서 연구자들은 그 용도를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문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거나 적어도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고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로마식 문은 높이가 약 6미터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 자체가 이만하다면 건물 전체는 훨씬 더 높았을 것입니다. 건축 연대에 관해서도 초기 분석 결과 하드리아누스 황제 재위 기간, 즉 서기 117년부터 138년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유적지는 고대 도시의 경계 바깥쪽에 자리한 판(Pan)의 성지로, 히포스로 향하는 관문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람어 이름 수시타(Sussita)('말'을 뜻함)로도 알려진 이 유적지는 갈릴리 바다 위 언덕에 세워진 그리스-로마 도시로, 3세기부터 6세기까지 화려한 번영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세력의 침공과 함께 쇠퇴하기 시작했고, 서기 749년 대지진 이후 완전히 버려졌습니다.
또한 이 도시는 성경에 언급된 10개의 데카폴리스(Decapolis) 도시 중 하나입니다. 요르단 강을 따라 분포된 이 도시들에서 예수의 기적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지며, 주변 셈족 문화권과 달리 문화적으로 그리스와 로마에 훨씬 가까운 성격을 지녔습니다.
발굴을 이끄는 마이클 아이젠버그(Michael Eisenberg)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목표는 이 성소에서 어떤 형태의 숭배 의식이 행해졌는지 규명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판 숭배에는 포도주, 동물 희생, 성적 의식을 아우르는 황홀한 의례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판 숭배는 도시 외곽 지역이나 동굴, 야외에서 거행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유해들 역시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