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다에시, 팔미라 체계적 파괴 감행…2000년 된 발샤민 신전 폭파

비인간적인 만행. 다에시(Daesh, 이슬람국가) 지하드주의자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리아 팔미라 고대 도시의 유명 신전을 폭파하며 인류 공동의 고고학 보물을 또다시 공격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이 독보적인 고대 유적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82세의 팔미라 고고학 국장 칼레드 알아사드(Khaled al-Assaad)를 참수하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와 프랑스, 미국은 "야만인"들이 저지른 "잔혹한" 살인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다에시, 팔미라 체계적 파괴 감행…2000년 된 발샤민 신전 폭파

2014년 3월 14일, 시리아 팔미라 고대 도시에서 코린트 양식 기둥 두 개 사이로 바라본 발샤민 신전 © AFP

"사막의 진주" 팔미라, 대규모 폭발로 신전 붕괴

이미 이라크에서 수많은 고고학적 보물을 파괴해 온 ISIS는 2015년 5월 "사막의 진주"라 불리는 팔미라를 점령하면서 유네스코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시리아 고고학·박물관청 총장 마문 압둘카림(Maamoun Abdulkarim)은 AFP 통신에 "다에시가 이날 발샤민 신전에 대량의 폭발물을 설치한 뒤 기폭했다. 건물은 상당 부분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신전의 '셀라'(내부 봉쇄 구역)가 파괴되었고 주위의 기둥들도 무너져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에시, 팔미라 체계적 파괴 감행…2000년 된 발샤민 신전 폭파

IS 약탈자들에 의해 파괴된 발샤민 신전의 위치 © AFP

"충분히 예견된 파괴"

"이번 파괴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며 리옹 2대학교 강사이자 지중해·중동연구단(GREMMO) 소장인 파브리스 발랑슈(Fabrice Balanche)가 탄식했습니다. 그는 "이 신전은 이슬람 이전 시대의 건축물로, 한때 태양신 숭배의 중심지였다. 다에시 입장에서는 반드시 없애야 할 '이교적' 유적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번 파괴는 여름철 지하드주의자들이 팔미라 인근에서 파괴한 두 개의 작은 시아파 영묘에 이어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장 어두운 예측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발샤민 신전은 서기 17년에 착공되어 130년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Hadrianus)에 의해 증축·장식되었습니다. 발샤민은 페니키아의 하늘신으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따르면 베르(Bel) 신전에 이어 팔미라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성소입니다. 발샤민은 달신 아글리볼(Aglibol)과 그의 남동생인 태양신 말크벨(Malakbel)과 함께 숭배되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이미 2015년 7월 3일 팔미라 문화재 파괴에 대해 항의한 바 있습니다. 이리나 보코바(Irina Bokova) 당시 사무총장은 "팔미라 출토 묘비 흉상들이 광장에서 군중과 아이들 앞에서 파괴되는 광경은 소름 끼칠 만큼 기괴한 광경"이라며 규탄했습니다.

압둘카림 총장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가장 어두운 예측이 하나둘 현실이 되고 있다"며, 지하드주의자들이 "고대 극장에서 처형을 자행하고, 지난 7월에는 팔미라 박물관 입구에 서 있던 유명한 '아테나의 사자' 석상을 파괴했으며, 박물관마저 법정과 감옥으로 변실했다"고 폭로했습니다.

200명 이상 처형…고대 극장에서도 총살

시리아 인권관찰단(SOHR)은 조각상을 포함한 이슬람 이전 종교 유물을 우상 숭배로 간주하는 IS가 이 역사적 기념물을 파괴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팔미라를 빼앗은 뒤 IS는 시내 안팎에서 200명이 넘는 주민을 처형했으며, 그중 20명은 고대 극장에서 총살되었습니다.

이라크에서도 이어진 문화재 파괴 행진

이라크와 시리아의 광범위한 지역을 장악 중인 지하드주의자들은 지난 4월 이라크에서 불도저와 곡괭이, 폭발물을 동원해 기원전 13세기에 건설된 아시리아 제국의 보석 같은 유적인 님루드(Nimrud) 고고학 유적지를 파괴했습니다. 또한 2000년 역사를 지닌 로마 시대 도시 하트라(Hatra)와 이라크 북부의 모술 박물관에도 공격을 가했습니다.

유엔(UN)에 따르면 4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내전 기간 동안 300곳이 넘는 시리아 역사 유적지가 훼손, 파괴 혹은 약탈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