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서부, 특히 유타주에는 야외 바위와 절벽 면곳곳에 그림문자(픽토그래프)와 암각화가 집중적으로 남아 있는 지역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유타 사막 깊은 곳에 자리한 그레이트 갤러리(The Great Gallery)입니다.
이 유적은 연구자 폴리 샤프스마(Polly Schaafsma)가 1971년 명명한 배리어 캐니언 스타일(Barrier Canyon Style)의 대표작으로, 길쭉하고 양식화된 형태 끝이 점 무늬로 마무리된 실물 크기의 인간형 이미지를 특징으로 합니다.
대부분의 암벽화 패널은 1,500년에서 4,000년 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는 더 오래되었거나 반대로 더 후대의 것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많은 패널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유타주 베르데 강(Green River) 서쪽에 위치한 호스슈 캐니언(Horseshoe Canyon)입니다. 과거 배리어 캐니언이라 불렸던 이곳의 이름에서 스타일 명칭이 유래했습니다. 이곳에 있는 그레이트 갤러리는 오늘날 프리몬트 문화 이전 시대에 살았던, 혹은 일부 학자들의 견해로는 공존했던 유목 수렵·채집 민족, 즉 고대 사막 문화(Archaic Desert Culture)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레이트 갤러리는 길이 60m 이상, 높이 약 5m에 달하는 웅장한 패널로, 실물 크기의 의인형 이미지 약 20여 점이 표현되어 있으며, 그중 가장 큰 형상은 높이가 2m를 넘습니다.
패널은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구역으로 나뉘는데, 왼쪽에 자리한 독립적인 표현들은 홀리 고스트 패널(Holy Ghost Panel)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혼을 상징한다는 해석과 일종의 샤머닉 의식 장면이라는 해석이 공존하는 기이한 인물들 때문입니다. 이 패널의 제작 시기는 광학 자극 발광(OSL) 기법을 통해 서기 400년에서 1100년 사이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레이트 갤러리에는 80개가 넘는 픽토그램이 황토색 안료로 그려졌으며, 그 정확한 의미는 전문가들의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사용된 안료에는 유기물질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아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도 불가능하다는 점이 연구의 큰 난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광학 자극 발광과 같은 대체 분석 기법을 활용해 해당 물질이 햇빛에 마지막으로 노출된 시점을 확인해야 하며, 패널이 그려진 시기를 좁히기 위해 두 지질학적 과정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지질학 조사까지 병행하고 있습니다.
고고학 기록 역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그레이트 갤러리에서 약 12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두 개의 동굴에서는, 이미 1975년에 라 그란 갤레리아의 의인형 이미지와 놀랍도록 유사한 점토 조각상과 유물들이 출토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유물들이 약 7,000년 전의 지층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연구자들은 이 암벽화의 실제 제작 시기가 현재의 추정치보다 훨씬 오래되었을 가능성을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라 그란 갤레리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면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 필요합니다. 협곡 벽을 따라 약 225m의 수직 하강을 마친 뒤, 유타 사막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3시간에서 6시간 정도 도보 행진을 거쳐야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길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같은 스타일로 장식된 세 개의 또 다른 인상적인 패널을 만나볼 수 있다는 위안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