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세계 최고(最古) 동물 조각상…4만 5천 년 전 매머드 상아 사자상의 모든 것

시베리아 타임스(Siberian Times)에 따르면, 이 놀라운 유물은 약 3개월 전 러시아 알타이 지방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이 동굴은 2010년 노보시비르스크 고고학·민족지학 연구소 소속 고고학자 팀이 당시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인류의 새로운 종, '데니소바인'의 지골(指骨)을 처음 확인한 곳으로 세계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유적입니다.

발견된 조각상은 동굴사자(Panthera spelaea)를 형상화한 것으로, 길이 42mm, 두께 8mm, 높이 11mm에 불과한 초소형 조각입니다. 후기 구석기 시대인 약 4만~4만 5천 년 전으로 추정되며, 동굴 남쪽 회랑 제11층에서 출토되었습니다.

참고로 데니소바 동굴에서는 지금까지 약 12만 5천 년~18만 년 전에 이르는 총 22개의 지층이 확인되었으며, 각 층에서 다양한 고고학적 유물이 출토된 바 있습니다.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세계 최고(最古) 동물 조각상…4만 5천 년 전 매머드 상아 사자상의 모든 것

이 조각상은 시베리아를 비롯해 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동물 형태 조각상입니다. 시베리아 고고학자들이 제시한 연대(4만~4만 5천 년 전)가 학계에서 공식 확정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 조형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작은 조각상에는 사자의 머리가 없습니다. 남아 있는 부분은 뒷다리, 사타구니, 등, 배로, 몸통에는 18줄의 홈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으며, 오른쪽에는 4개의 노치가 있는 2줄의 추가 홈이 더해져 있습니다.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세계 최고(最古) 동물 조각상…4만 5천 년 전 매머드 상아 사자상의 모든 것

조각상은 배를 집어넣고 뒷다리를 구부린 채 도약 직전의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 연구소 석기시대 고고학 부장 미하일 슝코프(Mikhail Shunkov) 박사는 "동물이 먹이를 잡으려는 순간, 대형 고양잇과 동물 특유의 자세로 표현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각상의 재료인 매머드 상아는 데니소바 동굴에서 최소 100km 이상 떨어진 알타이 산맥 북쪽 기슭에서 가져온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상당한 거리를 이동하며 귀중한 재료를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또한 조각상 주변에서 붉은 색소(황토) 흔적이 발견되어, 이것이 상처를 상징한다는 해석도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연구자 알렉산드르 페도르첸코(Alexander Fedorchenko)는 동물 전체가 붉은색으로 칠해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세계 최고(最古) 동물 조각상…4만 5천 년 전 매머드 상아 사자상의 모든 것

2018년에는 고고학자들이 사자 조각상을 발견한 동일 지역에서 황토 가루 흔적이 묻은 대리석 돌, 일종의 '연필' 역할을 한 도구도 함께 출토된 바 있습니다.

이 조각상이 수컷인지 암컷인지, 그리고 정확한 용도가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장난감으로 보기에는 너무 정교하다고 평가하지만, 제의(祭祀) 대상이었다는 증거 역시 아직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조각상의 제작자를 데니소바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슝코프 교수는 "호모 사피엔스가 이미 4만 5천 년 전에 시베리아에 존재했기 때문에 데니소바인에게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이 확신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데니소바 동굴의 사자 조각상은 제작 방식 면에서 지금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된 적 없는 독특한 양식이라는 점입니다. 가장 유사한 사례로는 독일 남서부의 포겔헤르트 동굴(Vogelherd Cave)과 프랑스 남서부 동굴에서 출토된 사자 조각상들이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