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대학교(UWA) 고고학 연구팀이 고대 아라비아 북서부 주민들이 매장로(葬路)라 불리는 장거리 도로를 건설했음을 확인했습니다. 오아시스와 목초지를 잇는 이 도로변에는 수천 개의 장례 기념물이 늘어서 있었으며, 그 기원은 무려 기원전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는 당시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이미 높은 수준의 사회적·경제적 연결망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중대한 발견입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The Holocene에 게재되었습니다. 알울라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 for AlUla, RCU)의 지원 아래 활동해 온 UWA 연구팀은 한 해 동안 놀라운 진전을 이루며 고대 아라비아 주민들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매장로의 존재는 4,500년 전 아라비아 반도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미 복잡한 사회 구조가 형성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발견은 RCU의 후원으로 북부 아라비아 고대 왕국과 초기 사회의 숨겨진 역사를 밝히려는 고고학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UWA 연구팀의 작업은 사우디아라비아 알울라(AlUla)와 인근 카이바르(Khaybar) 지역의 사우디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전 세계 13개 고고학·문화유산 보존 프로젝트 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의 일환입니다.
RCU 사무총장 암르 알마다니(Amr AlMadani)는 "아라비아 북서부 고대인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우리의 임무가 그들의 정신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영감을 받는다. 그들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았고, 선조를 존중했으며, 세계로 손을 뻗었다. 2021년 우리 고고학 팀이 이룬 성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적 수준의 과학 연구의 요람임을 보여주며, 2022년에는 더 많은 연구팀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RCU 고고학·문화유산 연구 책임자 레베카 푸트(Rebecca Foote) 박사는 "UWA 팀처럼 알울라와 카이바르에서 3년 넘게 현장 조사를 수행해 온 프로젝트들이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이 아라비아 북서부 지역의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에 이르는 삶의 다양한 측면을 어떻게 밝혀내고 있는지 확인하게 되어 기쁘다. 이 논문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우리의 지식을 발전시키고 지역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많은 출판물의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논문은 UWA 연구팀이 알울라·카이바르 연구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동료 심사를 거친 과학 저널에 발표한 네 번째 성과입니다. 앞서 8월에는 학술지 Arabian Archaeology and Epigraphy를 통해 카이바르 오아시스 펜던트형 무덤의 연대를 기원전 3000년으로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는 해당 무덤에 대한 최초의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이자 카이바르 청동기 시대를 다룬 최초의 동료 심사 논문이었습니다. 카이바르의 신비를 향한 고고학적 탐사는 아직 초입에 불과합니다.
또한 4월에는 학술지 Antiquity에 '무스타틸(mustatil)'로 알려진 아라비아의 거석 선사시대 기념물이 기존 추정보다 훨씬 오래된 기원전 52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의식적 기능을 지녔음을 밝히는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3월에는 Journal of Field Archaeology를 통해 아라비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가축화된 개의 유해를 발견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매튜 달턴(Matthew Dalton) 박사는 위성 영상 분석, 항공 사진, 지표 조사 및 발굴을 활용해 아라비아 북서부 최소 16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의 매장지를 찾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주요 연구 지역인 알울라와 카이바르에서 17,800개가 넘는 '펜던트(pendant)'형 무덤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약 11,000개가 매장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현무암 평야든 산길이든, 매장로의 장례 구조물이 가장 촘촘하게 모여 있는 곳은 영구 수원지 인근이었습니다. 길의 방향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도로가 카이바르, 알울라, 타이마(Tayma) 등 주요 오아시스 사이를 오가는 데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일부 길은 오아시스 주변 풍경 속으로 사라지는데, 이는 우기에 가축 떼를 인근 목초지로 이동시키는 데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프로젝트 디렉터 휴 토머스(Hugh Thomas) 박사는 "UWA 팀과 알울라·카이바르에서 함께 연구한 동료들의 성과는 신석기 시대부터 중동의 청동기 시대, 나아가 중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 고고학이 갖는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구조물들은 광활한 지역에 흩어져 살던 여러 인구가 거주하던 오아시스들을 연결하며, 매장로는 약 4,500년 전에 조성되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고 눈에 띄는 매장지 중 하나인 카이바르 주변에 무덤들이 집중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