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집트학자 니콜라스 리브스(Nicholas Reeves)가 파격적인 가설을 내놓았다. 바로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 안에 숨겨진 미지의 두 개의 공간 어딘가에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12년 이집트 아마르나 유적지에서 발굴된 네페르티티 흉상
3300년간 숨겨져 있던 거대한 비밀
이집트 룩소르 인근 왕들의 계곡에 위치한 파라오 투탕카멘(KV 62)의 유명한 매장실 벽 뒤에 3300년 넘게 또 다른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걸까? 영국 이집트학자 니콜라스 리브스는 그렇다고 주장하며,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주 매장실의 화려한 벽화 장식 뒤편에 미지의 두 개의 방이 존재할 수 있으며, 그중 하나에는 이집트의 유명한 군주이자 투탕카멘의 아버지인 파라오 아케나텐의 아내였던 네페르티티(기원전 1370~1333년)가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권위 있는 전문가의 주장
이 가설은 이집트 무덤이나 피라미드와 관련해 종종 등장하는 기이한 음모론과는 전혀 다르다. 니콜라스 리브스는 '왕립 아마르나 무덤 프로젝트(Royal Amarna Tombs Project)'의 전 소장으로, 왕들의 계곡과 제18왕조 군주들을 연구하는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그가 투탕카멘(기원전 1332~1323년)의 무덤에서 장식이 남아 있는 유일한 방 뒤편에 아직 탐사되지 않은 두 개의 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면, 귀 기울일 가치가 충분하다.
리브스는 이미 2000년에 같은 계곡에서 온전한 상태의 무덤을 발견한 바 있으며, 이번 새로운 주장은 고해상도 사진 기록물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이 사진들은 투탕카멘 무덤 복제품(팩시밀리) 제작 과정에서 팍툼 아르테(Factum Arte)社가 촬영한 것으로, 현재 1922년 무덤을 발견한 하워드 카터의 옛 저택 근처에 설치되어 있다.
숨겨진 두 개의 문
리브스는 초정밀 이미지(100~700마이크론 해상도)와 3D 측량 자료에서 원래 무덤 벽면을 장식하는 페인트 층 아래에 수많은 균열과 직선형 흔적을 감지했다. 이는 두 개의 은폐된 문이 존재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문들은 어디로 통할까?
리브스에 따르면, 투탕카멘 무덤에서 발견된 화려한 유물들 중 오랫동안 전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온 몇 가지 의문점이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명한 황금 관면(가면)의 뚫린 귀다. 이 가면은 애초에 제18왕조(신왕국 시대)의 젊은 파라오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을까, 아니면 당시 관습에 따라 어떤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까? 만약 여성이라면 공주일 수도 있고, 심지어 왕비일 수도 있다.

왕들의 계곡에 있는 투탕카멘 무덤(KV 62) 내부. 매장실 서쪽과 북쪽 벽 뒤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공간(X와 Y)의 위치. 파라오 무덤 중 유일하게 장식된 방이다. 저작권: Theban Mapping Project / Nicholas Reeves
이집트 많은 왕비들의 무덤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고고학자들은 투탕카멘이 속한 제18왕조 군주들의 왕실 미라와, 그의 아버지 아케나텐의 아내였던 네페르티티를 찾고 있다. 리브스는 그녀가 이 벽들 중 하나 뒤, 어린 왕의 무덤만큼 화려한 매장 공간에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한다.
"내가 틀렸다면 틀린 것이지만, 내가 맞다면 이번 발견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이 될 것이다!" - 니콜라스 리브스
이 가설의 설득력을 보여주듯, 니콜라스 리브스의 대담한 주장은 1995년부터 왕들의 계곡에서 활동해온 미국 고고학자 켄트 윅스(Kent Weeks)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신왕국 시대(기원전 1600~1100년)의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 2세의 아들 53명이 묻힌 무덤(KV 5)을 발견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주간지에 "니콜라스 리브스의 이론은 검증하기 쉽다. 간단한 레이더 스캔만으로 우선적으로 이러한 공동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리브스는 즉각 "내가 틀렸다면 틀린 것! 하지만 내가 맞다면 이번 발견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이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조사 실시 허가 요청이 이집트 당국에 제출되었고, 이후 승인을 받았다.
네페르티티, 빛나는 존재이지만 미스터리
남편 아케나텐과 함께 조각상이나 부조에 등장하는 네페르티티의 모습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정작 '아름다움이 왔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놀랄 만큼 적다. 아마르나에 그녀를 위해 마련된 왕실 무덤이 있지만, 그곳에 실제로 매장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정치적 이유로 그녀의 시신이 아케나텐의 시신과 함께 테베(고대 룩소르)로 옮겨졌을까? 그녀의 미라, 어쩌면 온전한 상태의 미라가 곧 발견되기를 꿈꿔볼 수밖에 없다.
후속 경과
네페르티티 무덤 탐색 시작.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 맘두흐 엘다마티(Mamdouh Eldamaty)는 니콜라스 리브스에게 투탕카멘 무덤에 부속된 비밀 무덤의 존재 여부를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네페르티티, 곧 레이더 스캔 대상에. 이집트 당국은 니콜라스 리브스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투탕카멘 무덤 내부에서 레이더 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승인했다.
투탕카멘-네페르티티: 겹벽 구조의 무덤? 2015년 9월 28일 월요일,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 맘두흐 엘다마티는 니콜라스 리브스, 최고고대유물위원회(CSA) 관계자, 국제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투탕카멘 무덤 북쪽과 서쪽 벽에 대해 실시한 첫 번째 조사 결과 두 개의 장례 공간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