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초물리학의 자랑인 프랑스 원자력·대체에너지 위원회(CEA)가 이집트 피라미드 기슭에 섰습니다. 누가 이런 만남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2016년 4월 15일 금요일, 고대 이집트의 거대한 왕릉을 탐사하는 ‘스캔피라미드(ScanPyramids)’ 프로젝트에 CEA가 공식 합류했다고 발표되면서 이색적인 인연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 이집트 기자 고원에 우뚝 선 카프레의 피라미드.
비침습 첨단 기술로 피라미드 내부를 파헤치는 스캔피라미드
2015년 10월 25일, 카이로 대학교 공과대학과 HIP 연구소(유산 혁신 보전 연구소)가 이집트 고대유물부 산하에서 출범시킨 스캔피라미드는 비침습(non-invasive) 첨단 기술을 동원해 기자(Giza)의 쿠프(Khufu)와 카프레(Khafre) 피라미드, 그리고 다후르(Dahshur)의 꺾인 피라미드와 붉은 피라미드 속에 숨겨진 미지의 구조를 밝혀내는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적외선 열화상 촬영과 3D 복원 기술과 더불어, 팀은 특히 흥미로운 새로운 관측 영역을 열었습니다. 바로 우주에서 끊임없이 지구로 떨어지는 입자, 뮤온(muon)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뮤온은 아주 두꺼운 암석도 통과할 수 있어, 의료용 엑스선처럼 기념물을 깊숙이 투시할 수 있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6년 1월부터 2월까지 약 40일간, 일본 나고야 대학의 모리시마 쿠니히로(Kunihiro Morishima) 교수팀은 화학 에멀전 기반의 뮤온 감지기 40개를 꺾인 피라미드의 하부 방에 설치했습니다. 분석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며, 이미 이 기술이 피라미드처럼 거대한 구조물에 충분히 작동한다는 점이 확인된 상태입니다.
▲ 스캔피라미드 2016년 1분기 보고 영상(뮤온 기술) — HIP 연구소 제공(Vimeo)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뮤온 망원경
여기에 CEA, 그중에서도 Irfu(우주 근본법칙 연구소)가 시스템을 한층 더 완성합니다. 세바스티앵 프로퀴르(Sébastien Procureur) 과학임무 담당이 이끄는 팀은 스캔피라미드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뮤온 망원경을 개발했습니다. 고에너지 물리 실험에 사용되는 검출기 ‘마이크로메가스(Micromegas)’를 변형한 것으로, 사클레(Saclay) 연구소에서 발명되고 개량된 가스 기반 장치입니다. 뮤온이 센서를 통과할 때 아르곤 가스를 이온화시켜 전자–이온 쌍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입자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스캔피라미드의 목표 중 하나는, 그중 일부가 막 연구소를 나온 혁신 기술들에게 실험과 성장의 무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라고 스캔피라미드 공동 총괄 메흐디 타우비(Mehdi Tayoubi)는 말했습니다. “세바스티앵 프로퀴르 팀을 맞이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그는 어린 시절 만화를 읽으며 피라미드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안경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을 꿨다고 제게 털어놓았습니다.”
현재 검출기 3대가 Irfu 연구소에서 조립 및 시험 중이며, 모두 2016년 4월 말 전에 이집트 사막의 모래를 밟게 됩니다. 그중 첫 번째 장치는 다음 주 카이로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팀은 이 장치에 ‘알바레즈(Alvarez)’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1960년대 뮤온으로 카프레 피라미드의 미스터리를 풀려 했던, 우주선 연구 전문 미국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루이스 월터 알바레즈(Luis Walter Alvarez)를 기리는 이름입니다. 드디어 기초 물리학과 피라미드가 만나게 된 것입니다!
뮤온 망원경의 작동 원리
아르곤 계열 가스로 채워진 마이크로메가스 검출기 4개를 일렬로 배치해 망원경 구조를 만듭니다. 뮤온이 첫 번째 검출기에 도달하면 아르곤을 이온화해 전자–이온 쌍을 생성하고, 구리 마이크로 트랙을 통해 장치의 전자 회로가 이 신호를 포착합니다. 뮤온은 이어서 나머지 세 검출기를 통과하며, 망원경 반대편 끝의 초소형 PC가 축적된 데이터를 기록하고 판 위에 뮤온이 착탄한 위치를 계산합니다.
이러한 사전 계산 덕분에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이 크게 줄어들어, 간단한 3G 통신 키만으로 사클레 연구소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연구소에서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입자의 궤적을 재구성합니다. 또한 아르곤 실린더를 이용해 검출기를 재충전할 수 있는데, 장치가 완전히 방수 처리되어 있지 않아 때때로 필요한 작업입니다. 놀랍게도 전체 장치의 소비 전력은 겨우 30W, 즉 전구 하나에 불과하며 트럭에 쓰이는 배터리로 구동됩니다.
▲ CEA가 개발한 뮤온 추적 장치가 이집트 피라미드를 스캔한다. (위부터) 측면에서 본 CEA의 뮤온 망원경, 망원경 구조 다이어그램, Irfu 팀이 조립 중인 마이크로메가스 가스 검출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