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 년 전 '작은 인간', 새로운 화석 발견
2003년 최초의 '호빗'을 세상에 선보였던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의 리앙부아(Liang Bua) 동굴 바깥에서, 70만 년 전에 살았던 또 다른 작은 인류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2004년 10월 27일 촬영된 사진으로, 작은 체구 탓에 '호빗'이라는 별명을 얻은 플로레스 맨의 두개골 복제 모형입니다.
"경악했다"
고고학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70만 년 전에 살았던 이 작은 호미닌(人類)들은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 살았던 수수께끼의 '플로레스 맨'의 조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6년 6월 8일 영국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두 편의 연구는, 릴리푸트 같은 작은 체구 때문에 '호빗'이라 불리는 이 인류의 진화적 독자성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이 기묘한 호미닌들은 이미 70만 년 전부터 이 섬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라고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의 가이후 요우스케(Yousuke Kaifu) 박사는 AFP 통신에 말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화석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눈에 띄게 작은 몸집의 플로레스 맨
약 5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플로레스 맨은 2003년 9월 리앙부아 동굴에서 발굴되었습니다. 키는 약 1m, 몸무게는 25kg 정도였으며, 몸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작은 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안에는 침팬지와 비슷한 크기의 뇌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작은 존재들처럼 '호빗'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발견 이후 과학자들은 이 기묘한 작은 존재가 어디에서 왔는지, 왜 그렇게 작은지, 그리고 왜 이 섬에서만 발견되는지를 설명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플로레스 맨이 아프리카의 소형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ines)의 후손이라고 보았습니다. 반면 다른 학자들은 희소한 자원에 적응하기 위해 점차 몸집이 줄어든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리앙부아 동굴에서 100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화석
가이후 요우스케와 그의 팀은 2016년 6월 8일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2014년 섬에서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었음을 공개했습니다. 유명한 '호빗'이 출토된 리앙부아 동굴에서 동쪽으로 100km 떨어진 마타멩게(Mata Menge) 유적지에서 나온 이 보물에는 턱뼈 조각 하나와 여섯 개의 치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턱뼈 조각은 지금까지 알려진 플로레스 맨의 가장 작은 턱뼈보다도 작은 것으로, '보물'이라 불릴 만합니다. 호주 울런공대학교의 애덤 브럼(Adam Brumm)과 동료들은 두 번째 연구에서 이 뼈들의 연대를 약 70만 년 전으로 측정했습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브럼은 AFP에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가 극히 오래된 종으로, 아마 약 100만 년 전 이 섬에 도착한 직후부터 매우 이른 시기에 작은 체구를 갖추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발견은 지금까지 일부 연구자들이 내세워 온 가설 중 하나를 무너뜨립니다. 만약 작은 인간이 70만 년 전부터 존재했다면, 훨씬 나중에 지구에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병든 사피엔스가 아니다
플로레스 맨은 프랑스 연구진이 이미 입증했듯이, 소두증이나 트리소미(다운증후군)를 앓는 병든 사피엔스가 아닙니다. 브럼은 "마타멩게에서 발견된 치아 중 하나인 성인 아래 어금니는 호모 에렉투스와의 혈연 관계를 시사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발견된 유해가 너무 적어 이 가설은 아직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가이후에게 이것은 분명 "뚜렷한 섬 왜소화(insular dwarfism)의 추가 증거"입니다. 결국 플로레스 맨은 식량 자원이 부족한 섬의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한, 순수한 현지 진화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