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잉카 미라와 진사(朱砂)로 물든 옷, 치명적인 색소였을까?

최근 수은 황화물인 진사(朱砂)가 잉카 직물에서 확인되면서, 전문가들은 이 물질의 독성과 그것이 건강에 미쳤을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잉카 미라와 진사(朱砂)로 물든 옷, 치명적인 색소였을까?

칠레 이키케(Iquique) 지역 세로 에스메랄다(Cerro Esmeralda)에서 발굴된 잉카 미라와 직물

희생된 아이들

1970년대 이후 안데스 산맥에서는 수많은 잉카 아이들의 매장된 유해가 발견되어 왔습니다. 카파코차(capacocha)라고 불리는 의식적 희생의 희생자들이었던 이 아이들은 값비싼 공물 한가운데 묻혔고,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되었습니다. 라마, 구아나코, 비쿠냐 양털로 정교하게 짜여진 옷이나 만토(manto)에 감싸인 채로 말입니다.

그런데 학술지 아르케오메트리(Archaeometry)에 게재된 연구 결과가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를 통해 알려지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독성 물질로 알려진 진사(HgS, 황화수은)가 이 미라 두 명이 입었던 일부 직물에서 검출된 것입니다.

9세 소녀와 18세 젊은 여성의 미라는 1976년 칠레 북부의 도로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서기 1399년부터 1475년 사이에 희생된 이들의 유해은 당시 타완틴수유(Tawantinsuyo), 즉 잉카 제국의 영토였던 이키케 지역 세로 에스메랄다의 구덩이 바닥에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안데스 이 지역에서 처음 이뤄진 발견이라는 점 외에도, 연구자들은 고대 문명이 진사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라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진사는 수은이 86%, 황이 14%를 차지하는 물질로, 극단적인 노출이나 흡입 시 신경계와 근육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무덤 도굴꾼을 막기 위해 "독이 든" 직물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가설보다 훨씬 의미 있는 질문인 셈입니다.

잉카 미라와 진사(朱砂)로 물든 옷, 치명적인 색소였을까?

진사로 덮인 마야 옥 가면의 예. © 과테말라 문화체육부 / 와카 고고학 프로젝트

신성한 색소, 진사

아름다운 스칼렛빛을 내는 진사는 잉카뿐 아니라 아메리카와 메소아메리카의 모든 위대한 문명에서 가장 신성한 색소로 여겨졌으며, 항상 엘리트 계층과 권위적인 맥락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주로 분말 형태로 고인의 시신에 뿌려지거나 우상에 발라지곤 했습니다.

마야 문명에서는 진사로 덮인 옥 가면이 흔히 발견되며, 잉카에서도 이 귀중한 색소를 입힌 금 장식품이 출토됩니다. 피, 즉 생명의 본질을 상징하는 은유였던 것입니다.

연구자들의 상반된 견해

이번 연구를 수행한 타라파카 대학교(안토파가스타) 연구진은 잉카인들이 진사의 유해성을 알고 있었다고 봅니다.

흥미롭게도 같은 시기에 발간된 저널 오브 아르케올로지컬 사이언스(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의 논문은 정반대 입장입니다. 이 전문지는 진사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진사를 매우 위험한 수은 증기나 수은 금속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논문 저자들은 진사가 2000년 동안 인도 전통 아유르베다 의약품의 중요한 성분이었으며, 중국 약전의 약 40개 처방에서도 확인되는 성분이라고 지적합니다. 예일대와 시카고대의 인류학자 리처드 L. 버거(Richard L. Burger)와 제록드 B. 라이킨(Jerrokd B. Leikin)은 "수은 독성에 대한 현대의 우려를 히스패닉 이전 진사의 의례적 사용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한편 파리 콰이브랑리 박물관의 고대 직물 전문 고고학자 크리스토프 물레라(Christophe Moulherat)는 페루 파차카막(Pachacamac) 유적에서 진사 흔적이 남아 있는 잉카 만토를 최근 발견했습니다. 그는 "진사는 상징적 용도의 착색 안료로 사용되었다"며, 아마도 결합제와 함께 준비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미라의 저주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더 읽기

"Cinnabar use in Prehispanic Peru and its possible health consequences",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ichard L. Burger & Jerrokd B. Lei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