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비아 출신 산(San)족 사냥꾼 세 명이 최근 프랑스 남부 에로(Hérault) 지방의 한 동굴에 보존된 1만 년 된 발자국 연구에 참여해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들의 뛰어난 흔적 판독 능력은 현대 고고학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산족 추적자들이 에로주 알덴(Aldène) 동굴의 1만 년 된 발자국을 연구하고 있다.
지하 40m, 1만 년 전의 흔적을 향한 특별한 초청
약 1만 년 전 중석기 시대 사람들이 지나간 이후 조용했던 알덴(Aldène) 동굴에 다시 활기가 찾아왔습니다. 에로주 카세라(Casseras)의 세스(Cesse) 협곡에 위치한 이 동굴은 총 연장 10km에 달하는 거대한 석회암 동굴입니다. 2018년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나미비아 북서부 산족 지역 출신의 세 명의 추적자가 이곳을 찾았습니다. 산족은 나미비아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허용된 유일한 민족입니다.
이들은 2013년 시작된 국제 프로젝트 '트래킹 인 캐브스(Tracking in caves)'의 일환으로 선사학 연구에 합류했습니다. 최근 프랑스 3방송(France 3 Régions)이 방영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 이 실험에서, 아프리카 추적자들은 자신들의 전통 지식을 과학과 고고학의 도구로 내어놓았습니다.
10일간 세 추적자인 투이 타오(Thui Thao), /ui 쿤타(/ui Kxunta), 차음가오 치카에(Tsamgao Ciqae)는 이 프로젝트의 주관자인 독일 쾰른대학교의 안드레아스 파스토르(Andreas Pastoor)와 틸만 렌센-에르츠(Tilman Lenssen-Erz)와 함께, 옥시타니 지역 문화재청(DRAC) 전문가들, 보르도 PACEA 연구소(UMR 5199) 연구진, 그리고 알덴 협회 소속 동굴학자들과 '알덴 동굴 폴-앙베르 통로 인류 발자국 고인류학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산족 추적자 투이 타오, /ui 쿤타, 차음가오 치카에. © Drac Occitanie
400개의 발자국, 26명의 인물을 읽어내다
"이번 경험에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작업을 총괄한 필립 갈랑(Philippe Galant)이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하 40m 아래 동굴 하층부에서 세 명의 나미비아 사냥꾼은 약 1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길이 30m의 보호 구역 위에 남겨진 400개의 발자국을 분석했으며, 과정 전체가 촬영되었습니다.
"알덴 동굴은 인류 발자국이 확인된 전 세계 약 40곳의 유적 가운데, 스페인 부르고스와 아리에주의 니오(Niaux)와 함께 3대 주요 유적으로 꼽힙니다. 이 발자국 열은 1948년 카탈라 신부(Abbé Cathala, 1890~1950)가 발견했습니다."라고 갈랑이 설명했습니다.
긴 침묵 끝에 시작된 클릭 언어의 토론
연구팀은 발자국 열을 5개 구역으로 나누었습니다. 보호 바닥판 위를 조용히 이동하며 산족 추적자들은 각 발자국 하나하나를 오랫동안, 때로는 40분 가까이 집중해서 관찰했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색색의 레이저 포인터를 활용해 서로의 분석 결과를 비교하며, 독특한 클릭 음성 언어로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연구자들은 마치 빛의 무용을 보는 듯한 광경을 지켜본 뒤, 영어를 할 줄 아는 한 명의 번역을 통해 결론을 들었습니다. "그들은 개개인의 발자국을 식별해냈을 뿐만 아니라 성별과 나이까지 판별했고, 어떤 경우에는 발자국에서 당시의 행동까지 짐작해냈습니다!"라고 갈랑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이 동굴에는 남녀 26명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한 구역의 발자국은 한 여성이 아이를 어깨에 업고 걸었음을 보여줍니다. 입구 근처에서는 여섯 명이 동굴에 들어설 때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나갔다는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구석기 시대 사냥꾼들의 행렬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산족 추적자들은 서로 다른 색의 레이저를 사용해 작업했다. © Drac Occitanie
현대 과학이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을 본 눈
이번이 세 추적자에게는 세 번째 유럽 방문입니다. 2013년부터 독일 측이 주도해 온 이 프로젝트는 산족 전문가들의 탁월한 능력에서 과학적 가치를 얻을 수 있음을 일찌감치 알아차렸고, 이미 니오(아리에주), 페슈메를(Pech Merle, 로트주), 볼프 동굴군(아리에주) 등에서 활동한 바 있습니다. 남부 아프리카의 이 정탐꾼들은 현대 선사학자들이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이들은 우리 해석의 몇 가지 측면에 대해 내 눈을 열어주었다. 이들은 흔적을 살아 있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늘 흔적과 함께 일하기 때문이다. 형태, 움푹 파인 정도, 곡선, 방향 등 모든 것을 꿰고 있다." 갈랑은 감탄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알덴 동굴에서 수행된 분석 결과는 앞으로 체계적인 발자국 목록 데이터와 비교될 예정입니다. 이 국제적 목록화 사업을 위해 님 기술대학(IUT de Nîmes) 토목공학과, 지오메수르(Geomesure)사, 님 동굴학 협회가 통로와 유물에 대한 사진측량 및 3차원 디지털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땅을 본다"
그들의 능력에 매료된 갈랑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놀라운 디테일을 알아낼 수 있느냐"고 묻자, 산족 추적자들은 의외의 답을 건넸습니다. "우리 고향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나 형제자매가 어디 있는지 찾으려면 땅을 살핍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완전한 역전, 되새겨볼 만한 대목입니다.
중석기(Mesolithic)란?
중석기는 유럽에서 대략 기원전 9000년에서 6000년 사이에 해당하며, 구석기와 신석기 사이의 시대적·문화적 과도기입니다. 이 시기 인류 집단은 현재와 비슷한 온대 기후 아래에서 수렵, 어로, 채집에 기반한 생계 방식을 이어갔습니다. 중석기의 끝은 가축화와 신석기화 과정에 따라 수렵·채집 경제에서 농경·목축 경제로 전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1) DRAC: 지역 문화재청(Régional Directorate of Cultural Affairs)
(2) PACEA(보르도): '선사시대에서 현재까지 — 문화, 환경, 인류학'
(3) 코이산(Khoisan) 언어 또는 코이 언어는 남부 아프리카, 주로 나미비아, 보츠와나, 남아공, 앙골라에서 사용됩니다. 이 언어들은 특정 자음을 발음할 때 혀로 내는 '클릭(click)' 소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