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마지막 통로'로 만나는 쇼베 동굴, 3만 6천 년 전 벽화의 몰입형 여정

2015년에 제작된 영화 '마지막 통로(The Last Passage)'는 쇼베 동굴을 3D로 담아낸 작품으로, 2020년 6월 7일까지 전용 플랫폼에서 무료로 무제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시기를 살아가는 지금, "예술과 스토리텔링은 우리 사회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선사학자 장미셸 주네스트(Jean-Michel Geneste)는 강조합니다.

 마지막 통로 로 만나는 쇼베 동굴, 3만 6천 년 전 벽화의 몰입형 여정

쇼베퐁다르크 동굴(프랑스 아르데슈)의 '사자 패널'.

영상은 처음에 완전한 어둠으로 시작됩니다.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는 말처럼요. 그러다 아주 천천히, 고요하게, 최면에 걸린 듯 우리의 시선이 빛의 띠를 따라가며 동굴 벽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격리와 반(半)격리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출구마저 사라진 듯한 공간에 완전히 몰입되는 기묘한 감각—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안심되는—만큼 잘 어울리는 것이 있을까요? 여기는 인류가 3만 6천 년 전에 벽화를 남긴 쇼베 동굴의 한복판입니다.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처럼 바닥을 반짝이게 하는 원뿔형 빛을 따라가 보세요. '어둠의 주인공'이자 '신성한 동물'이라 불리는 곰의 주둥이 윤곽이 드러나고, 서로 마주 선 두 마리 코뿔소의 거친 뿔이 나타나며, 조금 더 나아가면 황토 가루를 입혀 만든 스텐실 기법으로 윤곽이 새겨진 감동적인 인간의 손이 펼쳐집니다.

선사학자이자 Sciences et Avenir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장미셸 주네스트는 이 영화의 공동 창작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약 30분 분량의 단 하나의 롱테이크로 구성된 이 놀라운 3D 영상을 2020년 6월 7일까지 MissingMatter.info 또는 www.taraexpo.com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동굴의 모든 것은 살아 있는 사유를 표현한다"

이것은 단순한 가상 관람(2)을 넘어 내면으로의 여행에 대한 초대장입니다. "동굴의 모든 것은 살아 있는 사유를 표현한다"는 문구를 배우 아누크 그랭베르그(Anouk Grinberg)의 목소리가 속삭입니다. 영어판 내레이션은 마리앤 페이스풀(Marianne Faithfull, 당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이 맡았습니다. 내레이션 대본은 라스코 동굴과 쇼베 동굴의 3D 디지털화 사업을 주도한 프랑스의 선사학자이자 국가유산총괄관이 집필했습니다. 이 몰입형 경험에 몸을 맡겨 청동색 돌의 무거운 주름 장식에 손을 대보고, 순백의 석순 언덕을 멀리서 어루만지며, 단검처럼 날카롭게 번쩍이는 종유석 사이를 조심스럽게 건너가 봅시다. 생동감 넘치는 음악이 이 거의 몽유병 같은 진행을 함께하는데, 영화 중반부부터 내레이션이 멈추면서 음향과 우리 자신의 몽상만 남게 되어 몰입감은 한층 깊어집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과거를 향해 눈을 크게 뜬 채 말입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우리의 먼 조상은 보이지 않지만 거의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자연과 너무나 가깝고, 정령들과도 너무나 가깝습니다. "형태를 만들어내는 빛은 정령의 강림을 돕는다"고 장미셸 주네스트의 내레이션이 말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흔들리는 불꽃의 지방 등잔으로 만들어낸 빛 역시 이 규칙에서 예외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 행성의 생명체인 새로운 바이러스, 현미경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방금 인류의 연약함을 일깨워주었다"고 영화를 공개한 플랫폼 주최 측은 밝히며, 두 달 만에 30억 명의 인간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권에 들어갔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나아가 그들은 "이번 보건 위기는 이미 무너져 있던 것들을 드러낸다"고 지적합니다. 팬데믹이 보여주는 것은 "'자연'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자연은 풍요롭고, 야생적이며,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사유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닌 것은 인간이며, 인간에게 주어진 임무는 자연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고, 우리가 존재를 공유하는 무수한 다른 생명체들과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인간 집단의 결속력

동굴 안에서 시간에 대한 인식은 달라집니다. 최근 며칠 밤낮을 격리 속에서 보낸 많은 사람들이 느꼈듯이 말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굽이굽이마다 점점 더 많은 놀라움이 숨어 있습니다. 이곳은 "다른 세계, 다른 시간, 다른 현실과 연결된 기묘하고 비밀스러운 풍경"입니다. 2020년 5월 11일의 '격리 해제'와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는 그 기대 앞에서, 지금 바로 단 30분 만에 쇼베 동굴의 놀라운 말들과 암사자들을 만나러 갈 이유가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광택 용지나 박물관에서 감상하는 벽화보다도, 이 그림들은 3만 6천 년 전 인간 집단에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집단의 결속을 다지고, 생존의 담보물이 되었겠지요. 오늘날 그것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1) 1994년 12월 장마리 쇼베(Jean-Marie Chauvet), 크리스티앙 이예르(Christian Hillaire), 엘리에트 브뤼넬(Eliette Brunel)이 사적 동굴탐사 활동 중 발견한 쇼베퐁다르크 동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벽화 보호를 위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대신 2015년 4월 문을 연 복제 동굴이 관광 명소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2) "팬데믹과 각국의 봉쇄 상황 속에서 암각화 유적과 그 복제 시설이 폐쇄되어 있는 가운데, 프로듀서 마르탱 마르케(Martin Marquet)는 감독 파스칼 마곤티에(Pascal Magontier), 장미셸 주네스트, 록아트 네트워크(Rock Art Network)와 협력해 영화 '마지막 통로'의 영상을 무료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음악은 다미앵 반더상드(Damien Vandesande)와 클레망 아이셀바움(Clément Aichelbaum)이 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