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과학자들이 3000년 된 이집트 미라의 목소리를 되살려내다

연구진이 3000년 전 미라가 된 남성의 성도(声道)를 3D 프린팅으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자 후두를 결합해 그로부터 실제 소리를 내는 데까지 성공한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3000년 된 이집트 미라의 목소리를 되살려내다

네샤몬(Nesyamon)은 라메세스 11세 통치 시기 테베의 카르나크 신전에서 활동하던 이집트 사제이자 서기관이었습니다.

죽은 지 3000년이 지난 남성의 목소리가 연구실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은 이집트에서 출토된 미라에서 발성되던 소리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그것은 특정 단어가 아니라 하나의 '모음 소리'였습니다. 연구팀은 2020년 1월 2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이러한 성과를 밝혔습니다.

미라화 덕분에 놀랍도록 잘 보존된 연부조직

네샤몬은 라메세스 11세 통치기에 테베의 카르나크 신전에서 일하던 이집트의 사제이자 서기관이었습니다. 50대 중반에 세상을 떴으며, 시신은 미라로 처리되었지만 무려 3000년이라는 세월을 거쳤음에도 연부조직(soft tissue)이 놀랍도록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연구자들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연구팀은 CT 스캐너를 이용해 후두부터 구강 및 비강 공간에 이르는 그의 성도 치수를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CT 스캐너는 X선 장치에 컴퓨터를 결합해 신체 일부를 단면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입니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 성도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했고, 여기에 전자 후두를 결합해 실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언어 자체의 재현은 불가능

이런 방식의 재구성에는 몇 가지 어려움이 따릅니다. 첫 번째 문제는 시신의 연부조직이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뼈대만 남아 있는데, 연구자들은 "미라처럼 연부조직이 남아 있는 경우라 해도 성도가 없거나 변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생성되는 소리가 성도가 취하고 있는 형태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재구성은 "현재의 말(speech)을 합성하기 위한 기반이 되지 못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합니다. 실제 언어를 재현하려면 성도의 조음 상태와 당시 사용하던 언어의 음성학, 발화 타이밍 패턴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네샤몬의 입술과 혀 역시 특정 모음을 발음하기 위한 위치가 아니라, 미라화 과정에서 보존된 그대로의 모습이었던 셈입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네샤몬이 생전에 "내세에서 목소리를 들려주어 영원히 살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향후 연구를 위해 이 방법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표였지만, 덕분에 그는 적어도 과학자들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