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진흙 위에 남긴 발자국: 1만 년 전 여성과 아이의 험난한 여정 재구성

1만 년 이상 전, 한 사람이 어린 아이를 팔에 안은 채 진창처럼 미끄러운 땅 위로 짧은 여정을 떠났습니다. 연구진은 그녀의 여정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진흙 위에 남긴 발자국: 1만 년 전 여성과 아이의 험난한 여정 재구성

빙하기 풍경을 재현한 그림. 고대 호숫가에서 아이를 안은 여성이 진흙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있습니다.

1만 년 이상 전인 후기 플라이스토세, 체구가 왜소한 여성(혹은 10대 소녀)은 아이를 팔에 안은 채 약 1.5km 이상을 빠르게 이동했으며, 그중 절반 구간은 아이를 품고 걸었습니다. 이 실화는 2020년 10월 9일 영국·미국 연구진이 학술지 쿼터너리 사이언스 리뷰(Quaternary Science Reviews)에 발표하며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품고 있던 것은 세 살 미만의 아이

미국 뉴멕시코주의 화이트샌즈 국립공원(White Sands National Park)은 미국에서 가장 최근에 지정된 국립공원입니다. 2019년 12월 20일 국립공원 지위를 얻었으며, 광활한 석고 모래 언덕으로 유명하지만, 빙하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화석 발자국(세계 최대 규모) 컬렉션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2018년, 이 독특한 유적지는 잊혀진 역사의 흔적을 드러냈습니다. 마른 호수 바닥에서 발견된 진흙 표면은 수천 년 동안 이 발자국들을 그대로 보존해 왔습니다.

"알려진 다른 많은 발자국들과 달리, 이 발자국은 길이가 최소 1.5km에 달하고 곧게 뻗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 사람은 길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라고 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매슈 베넷(Matthew Bennett) 교수와 샐리 레이놀즈(Sally Reynolds) 교수가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서 설명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여정이 어린아이를 안고 있던 성인 여성(혹은 10대 소녀)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친 그녀는 오늘날 부모들이 익히 알고 있는 행동을 했습니다. 아이를 좌우로 번갈아 옮기며 근육의 피로를 덜려 했고, 때로는 잠시 바닥에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갈 때의 경로 곳곳에는 작은 아이 발자국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아이를 엉덩이에 편안하게 안기 위해 자세를 고치거나 잠시 쉬기 위해 내려놓으면서 남긴 흔적입니다. 아이 발자국의 크기로 볼 때, 만 두 살 정도 혹은 그보다 어린 갓 걸음마를 배운 아이가 남긴 것입니다"라고 샐리 레이놀즈와 매슈 베넷은 지적했습니다.

단순한 발자국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나나' 모양의 발자국은 발의 회전 동작을 나타내며, 그 너비는 추가 무게의 존재를 의심할 여지 없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몇 시간 뒤의 귀길에서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걸음폭이 좁아지고 분명히 훨씬 수월하게 걸은 흔적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진흙 위에 남긴 발자국: 1만 년 전 여성과 아이의 험난한 여정 재구성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1만 년 이상 된 발자국. 성인이 아이를 안고 약 1.5km를 이동한 뒤, 같은 길을 아이 없이 되돌아온 흔적입니다. 출처: 코넬 대학교

적대적인 자연 속의 여정

이 발견은 적대적인 선사시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되살려냅니다. 아이를 팔에 안은 채 이 여성은 초속 1.7m의 속도로 서둘러 걸었습니다("평탄하고 건조한 지면에서 편안한 걷기 속도는 초속 1.2~1.5m 정도입니다"라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지면은 진창처럼 젖어 미끄러웠고, 모든 것이 아이와 함께한 갈 때의 여정이 몹시 지치는 일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나쁜 조우를 두려워했던 걸까요? 긴급한 상황에 몰려 있었던 걸까요? 당시 이 지역에는 검치호와 카니스 디루스(Canis dirus), 즉 공포의 늑대 같은 육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거대 나무늘보와 콜럼비아 맘모스가 먼저 남겨진 발자국 위를 가로질렀습니다.

"인간 발자국에서는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를 의식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거대 나무늘보의 발자국은 인간을 포식자로 인식한 행동과 일치하는 반응을 보였고, 맘모스 발자국에는 그런 뚜렷한 경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라고 연구진은 연구에서 지적했습니다. 한 마리 나무늘보는 뒷다리로 몸을 일으켜 공기를 킁킁이다가 도망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 1,500m 길이의 발자국은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사람은 혼자서, 그리고 아이와 함께 무엇을 하기 위해 서두르며 이동하고 있었던 걸까요?"라고 연구진은 더 컨버세이션에서 물었습니다. "분명 이것은 사회적 조직의 존재를 말해줍니다. 그들은 목적지를 알고 있었고,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아이가 아팠던 걸까요? 아니면 아이를 어머니에게 돌려보내는 중이었을까요? 갑작스러운 폭우가 모자를 덮쳤던 걸까요?" 연구자들이 그 답을 찾을 일은 없겠지만, 이제 그들은 1만 년 이상 전 북아메리카에서 한 사람이 험준한 풍경 속으로 여정을 떠났고, 진흙과 아이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더 빨리 나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여정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라고 매슈 베넷과 샐리 레이놀즈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