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시대 유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식적 처형이나 처벌의 희생자로서 북서유럽의 늪지에 바쳐졌습니다. 최근 연구진은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인 '톨룬드 인간(Tollund Man)'을 다시 조명해 그의 마지막 순간을 추적했습니다.

1950년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의 늪에서 발견된 톨룬드 인간은 무려 2400년 전의 인물입니다.
유럽에서 자연적으로 미라화된 늪지 시신(bog body)은 고고학계의 보물과도 같습니다. 머리카락과 피부, 때로는 의복까지 그대로 남아 있어 선사시대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독보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덴마크 실케보르그 박물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안티쿠이티(Antiquity)에 유명한 톨룬드 인간의 마지막 식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18세기 이후 늪에서 발굴된 수백 구의 시신 가운데 하나로, 이들 대부분은 기원전 800년부터 서기 1세기까지 이어진 철기시대에 처형당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놀랍도록 완벽하게 보존된 시신들
스칸디나비아와 영국 제도를 비롯한 북서유럽의 습지에서 발견되는 이 시신들은 저산소 환경에서 식물이 퇴적되며 형성된 이탄(피트)의 물리·생화학적 성질 덕분에 세월의 풍화를 놀랍도록 잘 견뎌냈습니다.
톨룬드 인간은 1950년 유틀란트 반도 비에스코브달(Bjaedskovdal) 지역의 '톨룬드 늪'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에너지 부족으로 난방용 이탄 채굴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간단한 모자를 쓰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른 그는 마치 24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목에 아직 매여 있던 밧줄은, 4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이 기원전 405~380년 사이 대부분의 늪지 시신처럼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초기 덴마크 철기시대(기원전 500년~서기 200년)에는 남녀 모두가 폭력적인 의식에서 산제물로 바쳐졌습니다. 몸을 찌르거나, 목을 베거나, 구타하거나, 목매달거나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로마 역사가 타키투스는 켈트·게르만 부족들의 '늪지에 빠뜨리는' 제의를 언급하며, "겁쟁이와 도망자, 그리고 전투에서 열정이 부족했던 자들이 그곳에서 처형되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철기시대 늪지 미라인 톨룬드 인간의 보존된 시신. 현재 덴마크 실케보르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출처: Christian Kober / Robert Harding Heritage / AFP

톨룬드 인간의 장 내용물 현미경 사진. 출처: P.S Henriksen / 덴마크 국립박물관 / Antiquity
내장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톨룬드 인간에게서 연구진은 무엇을 확인했을까요? 연구팀은 그의 장 내용물을 현미경으로 재검토하여, 사망하기 12~24시간 전에 무엇을 먹었는지 정확히 규명했습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실케보르그 박물관의 니나 H. 닐센(Nina H. Nielsen) 박사는 "1950년대에도 한 차례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식물 대형화석에 대한 지식의 발전과 현대적인 분석 기법 덕분에 장 내용물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톨룬드 인간의 마지막 식사에서 확인된 주요 재료(생선 제외): 보리, 여뀌, 아마, 검은메꽃, 갓냉이, 꿀풀 등. 출처: Silkeborg Museum / Antiquity
'이 준비가 조리되던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그의 장에서는 보리(Hordeum vulgare)와 귀리(Avena sp.)로 만든 죽의 흔적이 85%, 아마씨(Linum usitatissimum)가 5% 검출되었습니다. 여기에 소량의 다양한 야생 허브도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갓냉이(Camelina sativa), 여뀌(Persicaria lapathifolia), 검은메꽃(Fallopia convolvulus), 들깨아재비(Spergula arvensis), 명아주(Chenopodium album), 순무(Brassica rapa), 꿀풀(Galeopsis sp.), 들제비꽃(Viola arvensis) 등입니다.
닐센 박사는 "이 식사에는 생선도 포함되어 있었고, 죽은 점토 항아리에서 조리되었다. 마치 삶의 순간이 포착된 놀라운 스냅샷처럼, 이 음식이 조리되던 바로 그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분석 결과는 톨룬드 인간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그는 회충류 선충과 편충(Trichuris trichiura)에 감염되어 있었고, 조충(촌충)에도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늪지 시신에서 처음 보고된 사례입니다. 이러한 기생충 감염은 덜 익힌 고기를 먹었거나 오염된 음식물과 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당시 철기시대 사람들의 열악한 위생 환경을 반영합니다.
이번 조사의 또 다른 목적은 제의 의식과 관련될 수 있는 특이 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지만, 이 부분에서는 결정적인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늪지 시신에서 관찰된 여름철·가을철 과일 흔적이 이번 식물 유래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는 톨룬드 인간이 겨울에 살해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고대 문헌에도 이 시기에 피비린내 나는 의식이 치러졌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또한 발목 고리, 팔찌, 목걸이 같은 귀중품과 함께 발견되는 다른 유해와 달리, 그의 유해에서는 어떠한 의식용 물건도 함께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원전 2세기에 제작된 '군데스트루프 솥'. 19세기 덴마크의 한 늪에서 발견되어 현재 코펜하겐 덴마크 국립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으로 보관되어 있다. 출처: Ann Ronan Picture Library / photo 12 / AFP
실제로 1891년 덴마크 군데스트루프 늪에서는 남성 1명과 여성 2명의 유해와 함께 금속 조각들이 발견되었고, 복원 결과 이는 놀라운 은제 솥의 일부로 밝혀졌습니다. '군데스트루프 솥'이라 불리는 이 봉헌물은 기원전 200년경 제작된 것으로, 벽면에 새겨진 정교한 장면들 가운데 바로 인간 제의 장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늪지 미라들이 죄인 처형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로 제물로 바쳐진 사람들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