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영국 고속철도 공사장에서 발굴된 희귀 로마 시대 목각 조각상

잉글랜드 남동부 버킹엄셔주의 물에 잠긴 도랑에서 초기 로마 시대로 추정되는 목각 인물상이 발굴되었습니다. 극히 드문 출토 사례인 이 유물은, 런던과 버밍엄을 연결할 고속철도 HS2 건설 현장에서 최근 몇 년간 이뤄진 수많은 발견 목록에 새롭게 추가된 보물입니다.

영국 고속철도 공사장에서 발굴된 희귀 로마 시대 목각 조각상

통나무 한 덩어리를 통째로 조각해 만든 이 조각상은 높이 67cm, 너비 18cm입니다.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오는 주름 잡힌 겉옷, 아마도 튜닉을 입은 인물을 표현하고 있으며, 모자를 쓰거나 머리를 빗어 넘긴 모습으로 보입니다. 다리는 형태가 뚜렷하게 남아 있지만 종아리 아래 부분은 손상된 상태입니다.

고고학적으로 극히 드문 발견

양식을 바탕으로 한 첫 번째 추정에 따르면 이 조각상은 잉글랜드 땅에 로마가 진출한 초기 시대의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같은 도랑에서 함께 발견된 기원후 43년~70년경의 토기 파편이 이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당시 다른 목재 유물들이 그러했듯 신들에게 바치는 제물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즉, 우연히 도랑에 버려진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안치되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고속철도 공사장에서 발굴된 희귀 로마 시대 목각 조각상
사진 출처: HS2/PA

로마 시대의 목재 유물은 어디서든 희귀하며, 기원후 43년부터 410년까지 약 4세기 동안 '브리타니아'라 불린 속주였던 잉글랜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유기물은 특히 습윤한 환경에서 매우 잘 썩기 때문에, 고대 목제품의 발견은 언제나 예외적인 사건입니다. 이번 조각상은 도랑 속 산소 부족 덕분에 수 세기 동안 부패를 면할 수 있었는데, 이는 수중 침몰선과 비슷한 보존 원리입니다.

역사 잉글랜드(Historic England)의 선임 과학 자문관 짐 윌리엄스(Jim Williams)는 가디언지에 "정말 놀라운 발견으로, 우리를 과거와 마주하게 한다. 조각의 완성도가 탁월하며, 이 시기의 유기물 유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기에 더욱 흥미롭다"라고 말했습니다. 조각상은 곧 분석에 들어가며, 본체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 하나를 통해 방사성 탄소(탄소14) 연대 측정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보물창고'가 된 HS2 노선

2018년 HS2 공사가 시작된 이래 — 이 노선은 2029년에서 2033년 사이 상업 운행 속도 시속 360km로 '유럽에서 가장 빠른 열차'를 실현할 예정입니다 — 알려지지 않은 유적을 훼손하지 않도록 확인하는 임무를 맡은 팀들이 수많은 경이로운 발견을 해왔습니다. 1,000명이 넘는 고고학자들이 노선을 따라 최소 60곳의 개별 현장에서 작업 중입니다.

전문가들에게 이는 1만 년이 넘는 역사를 아우르는 광대한 지역을 발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영국에서도 대규모 국토 개발 사업에는 고고학 조사가 법적 의무로 부과됩니다. 이런 인프라 사업이 지하에 수백 년, 아니 수천 년간 잠들어 있던 유산 일부를 훼손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조사되지 않았을 장소의 발굴을 재정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기도 합니다.

로마 도시와 르네상스 시대 정원

HS2의 경우 첫 굴착기가 들어서기 전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가 이루어졌습니다. 노선 전체를 레이저 스캐닝으로 측량하고 지구물리학적 탐사를 실시해 발굴을 준비했습니다. 철기 시대부터 빅토리아 시대에 이르는 발견물 가운데는 버킹엄셔의 폐허가 된 중세 교회에서 나온 로마 시대 조각상 3점, 각종 묘지에서 출토된 수만 구의 유골, 워릭셔의 16세기 정원, 버밍엄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차량고(라운드하우스) 등이 포함됩니다.

영국 고속철도 공사장에서 발굴된 희귀 로마 시대 목각 조각상

로마 시대 조각상 3점. 사진 출처: HS2/PA

그러나 단연코 가장 인상적인 발견은 며칠 전 발표된, 부유한 로마 상업 도시의 유적입니다. 이 도시의 주민들은 보석으로 몸을 장식하고 정교한 도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노샘프턴셔의 외딴 들판 지하에 잠들어 있던 이곳에는 폭 10m에 달하는 인상적인 도로, 주거 및 산업 건물, 300개가 넘는 주화, 최소 4개의 우물이 남아 있습니다. 1년 넘게 무려 80명의 고고학자들이 이곳에서 작업해 왔습니다.

발굴된 유적 대부분은 박물관으로 향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것들도 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도로입니다. 옮길 수 없는 이 도로는 돌과 흙을 뒤집도록 설계된 중장비들의 압력 아래, 오랜 세월 지켜온 자리를 이번에는 초고속 철도라는 또 다른 길에 내주어야 합니다. HS2의 유산 담당 책임자 헬렌 와스(Helen Wass)도 가디언지를 통해 밝혔듯이, "고고학은 양날의 검이다. 건설이 없었다면 고고학 조사도 없었을 것이다. 하나 없이 다른 하나를 가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