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거대 요새의 3D 복원으로 만나는 스코틀랜드의 신비로운 문신 전사들, 픽트족

로마 제국에 끝내 무릎을 꿇지 않은 전사들

스코틀랜드 북부의 호전적인 부족 연합이자 로마 제국에 굴복하지 않았던 픽트족(Picts). 오늘날 그들의 흔적은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픽트족 유적인 버그헤드 요새(Burghead Fort)가 3차원 재구성되면서 이른바 '야만인'이라 불렸던 이들의 이야기에 새로운 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거대 요새의 3D 복원으로 만나는 스코틀랜드의 신비로운 문신 전사들, 픽트족

스코틀랜드 북부 마을 버그헤드에 있던 요새의 디지털 재구성 이미지.

픽트족은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져 왔지만, 중세 초부터 문헌에 상당히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앵글로색슨 수도사 베다 베네라빌리스(Bede the Venerable)는 저서 『잉글랜드 민족 교회사』에서 픽트족이 3세기에서 10세기 사이 현재의 스코틀랜드 북부를 차지했던 여러 부족의 연합체였다고 설명합니다. 불굴의 전사들이었던 픽트족은 로마인들에게 깊은 각인을 남겼습니다. 제국이 여러 차례 군사 원정을 벌였음에도 끝내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픽트족 유적

픽트족이라는 이름은 라틴어 '픽티(picti)', 즉 문자 그대로 '그림을 그린 사람들'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들은 온몸에 다채로운 문양을 새기고 반나체로 싸웠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베다 베네라빌리스는 또한 픽트족이 소녀들에게도 전쟁의 기술을 가르쳤으며, 일부는 남성과 동등한 지위에 올랐다고 기록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검과 방패를 다루는 법을 익혔고, 때로는 부족의 족장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픽트족은 또한 스코틀랜드 곳곳에 흩어진 아름다운 조각 비석들을 남겼습니다.

픽트족의 유물은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그들의 역사에서 중요한 몇몇 장소는 오늘날까지 전해집니다. 그중 하나가 모레이(Moray)에 위치한 버그헤드 요새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큰 픽트족 유적으로 여겨집니다. 2015년부터 애버딘 대학교가 발굴해 온 이곳은 이제 매력적인 3차원 재구성의 대상이 되어, 천여 년 전 이곳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국영 기관인 히스토릭 환경 스코틀랜드(Historic Environment Scotland)가 스코틀랜드의 픽트족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영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금을 지원했으며, 영상에는 두께 8미터, 높이 6미터로 추정되는 거대한 방어 성벽과 요새 내부의 주거 공간이 담겨 있습니다.

일상 생활을 보여주는 증거들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버그헤드에 픽트족 정착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19세기의 대규모 도시 개발이 스코틀랜드 역사의 이 중요한 시기의 흔적 대부분을 지워버렸다고 널리 믿어졌습니다. 실제로 약 150년 전, 육지 쪽 성벽은 평평하게 깎였고 현대 항만 건설을 위해 바다 쪽 방어 시설 일부가 파괴되었습니다. 이 대규모 공사 과정에서 30개 이상의 픽트족 조각석이 발견되었지만, 황소 조각 6개와 초기 기독교 조각 파편 일부만 보존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버딘 대학교의 학자들은 이 유적지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지난 6년간의 발굴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지금까지 출토된 것 중 가장 잘 보존된 픽트족 주거 흔적(바닥, 화덕)과 일상생활 유물들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요새는 10세기에 파괴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픽트족이 통합되었던 게일 왕국 달 리아타(Dál Riata)가 바이킹의 침공 앞에서 쇠퇴하던 시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