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4600년 전 파피루스가 말하는 쿠푸 대피라미드 건설 현장, '홍해 파피루스' 2권 「데디의 일기」

'홍해 파피루스(Red Sea Papyri)'라는 경이로운 발견과 함께, 쿠푸 대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의 일상을 처음으로 생생히 보여준 '메레르의 일기(Journal of Merer)'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프랑스 이집트학자 피에르 탈레(Pierre Tallet)가 두 권의 책을 잇달아 출간했습니다.

4600년 전 파피루스가 말하는 쿠푸 대피라미드 건설 현장,  홍해 파피루스  2권 「데디의 일기」

홍해 파피루스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파피루스인 이 문서들은 쿠푸 대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의 낯선 일상을 전해 주며, 이 거대한 토목 사업에 동원된 채석 인부 부대에 관한 미공개 정보까지 담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집트 수에즈만 서안의 와디엘자르프(Ouadi el-Jarf) 유적에서 발굴된 파피루스를 두고, 발견자인 프랑스 고고학자 피에르 탈레는 지금도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구왕국 시대 통치자를 위해 세워진 대피라미드, 당시 '쿠푸의 지평선(Horizon of Cheops)'이라 불리던 건축물의 축조 과정을 직접 증언하는 최초의 문서라는 귀중한 기록을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4600년 전의 기록 보관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파피루스로 평가받는 이 4600년 된 기록 보관소에는 여러 항해일지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중 첫 번째 번역본(1권)은 2017년에 출간되었습니다. '메레르의 일기(Journal de Merer)'는 쿠푸 대피라미드 건설 현장을 위해 석회석 블록이 기자로 운송된 과정을 전례 없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에르 탈레가 A부터 F까지 번호를 붙인 항해일지는 무려 다섯 종류에 달했고, 이는 파라오 쿠푸(제4왕조)의 고대 항구 와디엘자르프 해변과 모래사장에서 수집된 수천 장의 파피루스 조각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파리 소르본 대학 교수인 이 전문가는 먼저 이 방대한 퍼즐을 한 조각씩 복원한 뒤 번역 작업에 착수했고, 그 성과가 이집트학 애호가와 상형문자 연구자들을 위한 2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4600년 전 파피루스가 말하는 쿠푸 대피라미드 건설 현장,  홍해 파피루스  2권 「데디의 일기」

「홍해 파피루스, 데디의 일기」 2권. © 피에르 탈레/이파오(IFAO)

앞서 '메레르의 일기'(파피루스 A·B)는 대피라미드 건설 현장에 대한 미지의 보급 원정과, 기자 고원 기슭의 수용 시설로 물을 공급하던 운하의 준공·유지보수 작업을 묘사했습니다. 선박에 실려 온 이 기록 덕분에 나일강 연변의 투라(Toura) 채석장에서 피라미드 현장까지 석회석을 운송하는 동안, 네 개 부대(파일레, phylés) — '그랑(La Grande)', '아시안(L'Asiane)', '프로스페르(La Prospère)', '쁘티(La Petite)' — 의 활동을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감독관 메레르가 이끈 '그랑' 부대는 나일강 범람기인 아케트(Akhet)와 페레트(Peret) 계절 사이, 즉 8월에서 11월 사이에 활동했습니다. 이는 강의 수위가 무거운 짐을 양안 사이로 실어 나를 수 있었던 일 년 중 유일한 시기였습니다.

기자의 건축물이 중심이었던 광대한 시스템

"파피루스 C, D, E, F가 포함된 2권에는 이제 각 항해일지에 속한 나머지 모든 파편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감독관 메레르는 전체 노동력을 총괄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책임자, 서기관 데디(Dedi)에게 자리를 넘겨준 듯합니다"라고 피에르 탈레는 설명했습니다. "파피루스 D를 보면 대부분의 임무가 쿠푸 건축 단지, 곧 안후-쿠푸('쿠푸께서 영원하시기를')의 계곡 신전과 왕궁에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매일 다양한 작업에 종사하던 여러 부대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주제는 기자 고원 전문가 마크 레너(Mark Lehner)와 공동 집필해 2021년 11월 11일 출간된 대중서 「홍해 파피루스: 감독관 메레르, 피라미드 건설의 목격자」에서 폭넓게 다뤄졌습니다.

4600년 전 파피루스가 말하는 쿠푸 대피라미드 건설 현장,  홍해 파피루스  2권 「데디의 일기」

이집트학자 피에르 탈레는 이 책의 첫 부분에서 시나이 반도에서 홍해 기슭까지 이어진 자신의 탐사 여정을 소개한 뒤, 와디엘자르프 항구 유적의 발견, 파피루스의 발굴·복원·번역 과정을 상세히 다룹니다. 이어서 그는 자신의 특별한 발견으로 확인된 정보와, 20년 넘게 기자 피라미드 인근 헤이트엘구롭(Heit el-Gourob)에서 건설 노동자들의 주거지를 발굴해 온 미국의 마크 레너의 연구 결과를 연결 짓습니다. "이 데이터를 서로 대조하면서 피라미드 건설 현장 인근에 자리한 왕궁, 즉 쿠푸 통치기 파라오 국가의 심장부가 어떻게 조직되어 있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피에르 탈레는 말했습니다. 기자의 건축물이 그 중심이었던 이 광대한 시스템의 실태야말로 홍해 파피루스가 밝혀 준 것입니다.

「홍해 파피루스: 데디의 일기」, 피에르 탈레, 2권, 자르프 파피루스 C·D·E·F, 이파오(IFAO), 카이로, 2021.

「홍해 파피루스: 감독관 메레르, 피라미드 건설의 목격자」, 피에르 탈레·마크 레너, 에랑스·악트쉬드(Errance Actes Sud), 3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