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안데스 산맥을 넘은 최초의 여성 비행사, 아드리엔 볼랑의 용감한 삶

프랑스의 비행사 아드리엔 볼랑(Adrienne Bolland)은 극한의 조건 속에서도 항공기로 안데스 산맥을 횡단한 최초의 여성입니다. 인도주의자이자 열정적인 활동가였던 그녀는 여성 참정권 운동에 앞장섰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몸바쳤습니다.

안데스 산맥을 넘은 최초의 여성 비행사, 아드리엔 볼랑의 용감한 삶

비행사의 꿈, 그리고 영국 해협 횡단

아드리엔 볼랑은 1895년 11월 25일, 일곱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앙리 볼랑(Henri Boland)은 출판사 아셰트(Hachette)에서 일하던 작가 겸 지리학자였으며, 어머니는 마리 조제핀 파스크(Marie Joséphine Pasques)였습니다. 1909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족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1919년, 아드리엔은 파일럿 훈련에 도전했습니다. 그녀가 비행사가 되겠다고 선언하자 가족 안에서는 큰 반발이 일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 훈련 시작 단 10주 만인 1920년 1월 29일에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녀는 이 자격증을 받은 열세 번째 여성이었으며, 항공 개척자 르네 코드롱(René Caudron)이 고용한 최초의 여성 시험 비행사가 되었습니다. 1920년 8월 25일에는 프랑스에서 출발해 비행기로 영국 해협을 횡단한 최초의 여성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부크(Buc)에서 열린 대규모 에어쇼에 참가해 당대 최고의 항공인들과 함께 하늘을 날았습니다.

안데스 산맥 횡단이라는 위업

모험심이 강했던 아드리엔은 안데스 산맥 횡단 소식을 접하고 코드롱에게 자신을 그곳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배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그녀의 손에는 80마력의 코드롱 G.3 한 대뿐이었는데, 이는 안데스를 정복하기에는 역부족한 성능이었습니다. 그녀는 몇 차례 시범 비행을 했지만, 이미 그녀가 안데스를 횡단할 것이라고 예고한 언론은 조급해졌고, 결국 그녀에게 도전을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강력한 기체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거절당하자, 아드리엔은 기존의 G.3로 승부를 걸기로 결심합니다.

1921년 4월 1일 아침, 그녀는 멘도사에서 이륙했습니다. 기체의 최대 고도는 해발 4,000미터였지만, 예정된 경로는 해발 6,900미터에 달하는 아콩카과 산 정상을 지나야 했습니다. 아드리엔 스스로도 무사히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고산지대의 혹독한 추위에 시달렸고, 길을 잃어 산 사이를 누비며 날았으며, 기체는 그녀에게 거의 여유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은 그녀는 4시간 15분간의 비행 끝에 칠레 산티아고 공항에 착륙했고, 성대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흥미롭게도 프랑스 대사는 이 소식을 듣고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해집니다. 1951년 아드리엔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경로를 알려준 정체불명의 여성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항공 홍보와 기록 경신

라틴아메리카 순회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아드리엔은 에어쇼 무대에서 뛰어난 조종 실력을 선보이며 기록을 갱신해 나갔습니다. 특히 1924년에는 72분 동안 212번의 루프(loop)를 성공시키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녀는 항공의 대중화와 라틴아메리카에서의 프랑스 이미지 개선에도 힘썼습니다. 1930년에는 비행사 에르네스트 뱅숑(Ernest Vinchon)과 결혼했습니다.

페미니스트이자 레지스탕스 투사

1934년, 그녀는 동료 비행사 엘렌 부셰(Hélène Boucher)와 함께 여성 참정권 운동에 나섰습니다. 좌파 성향을 공공연히 드러낸 그녀는 자유로운 발언 때문에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 여러 차례의 방해 공작을 겪으며 일곱 번의 심각한 사고를 당했지만 번번이 목숨을 건졌습니다.

1940년, 그녀와 남편은 점령지에 남기로 선택하고 저항 운동에 투신하여 'CND 카스티유 뒤 로레(CND Castille du Loiret)' 네트워크에 합류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자유 프랑스군 공군에 필요한 요충지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해방 후 그녀는 명예군단 오피서(Officier de la Légion d'honneur) 훈장을 수여받았습니다.

만년과 유산

1961년, 안데스 횡단을 기념하기 위해 에어프랑스가 부부에게 여행을 선물했습니다. 남편 에르네스트가 1966년 세상을 떠난 후인 1971년, 에어프랑스는 횡단 50주년을 맞아 아드리엔과 그녀의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여행을 선물했습니다.

아드리엔 볼랑은 1975년 3월 18일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늘을 향한 용기와 개척 정신으로 가득했던 그녀의 삶은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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