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 조흐라 이말라옌(Fatima Zohra Imalayène), 필명 아시아 제바르(Assia Djebar, 1936~2015)는 알제리의 문인이자 역사가, 영화 감독입니다. 2005년에는 프랑스 아카데미(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선출되며 마그레브 출신 작가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했습니다.
20세에 발표한 첫 소설 『갈증』
바히아 사흐라우이(Bahia Sahraoui)와 교사 타하르 이말하옌(Tahar Imalhayène)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1936년 6월 30일 알제리 셰르셸(Cherchell)에서 태어났습니다. 북부 무자이아(Mouzaia)에서 성장했으며, 프랑스 학교와 코란 학교를 거치며 두 문화권의 교육을 함께 받았습니다. 이후 블리다 칼리지에서 영어,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를 익혔습니다.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뒤에는 알제에서 예비반(hypokhâgne) 과정을 밟고 파리로 건너가 카뉴(khâgne)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1955년에는 세브르의 여자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 de Jeunes Filles)에서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무슬림이자 알제리인으로는 최초로 이 학교에 입학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해 파업 참여를 결심하면서 퇴학을 당하고 맙니다.
이에 낙담하지 않고 스무 살의 나이에 프랑스어로 첫 소설 『갈증(La Soif)』을 집필했습니다. 가족에게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위로'를 뜻하는 아시아(Assia)와 '타협하지 않음'을 뜻하는 제바르(Djebar)라는 필명을 사용한 것입니다.
자서전적 색채가 짙은 작품들
아시아 제바르는 작가 아메드 울드루이(Ahmed Ould-Rouis)와 결혼한 뒤 프랑스를 떠나 마그레브로 돌아갔습니다. 라바트에서 몇 년간 근현대사를 가르쳤고, 1962년에는 알제 대학교 교수직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문어체 아랍어로 강의하도록 요구받자 이를 거부했고, 이후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며 알제리 출신 작가 말렉 알룰라(Malek Alloula)와 재혼했습니다.
한편 그녀는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소설과 시집, 희곡을 발표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새 세계의 아이들(Les Enfants du Nouveau Monde, 1962)』, 『천진난만한 종달새들(Les Alouettes naïves, 1967)』, 『행복한 알제리를 위한 시(Poèmes pour l'Algérie heureuse, 1969)』, 『새벽의 붉은 기운(Rouge l'aube, 1969)』 등이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 자서전적 성격을 지니며, 모두 프랑스어로 쓰였고 알제리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당시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프랑스 아카데미 선출
1970년대부터는 몇 년간 영화 분야에 몰두했습니다. 1976년 알제리 산악 지역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슈누아산의 여인들의 누바(La Nouba des femmes du Mont Chenoua)』로 베네치아 비엔날레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습니다. 1982년에는 단편 영화 『잊혀진 노래, 제르다(La Zerda ou les chants de l'oubli)』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다시 집필 활동으로 복귀하여 자신의 삶과 조국의 역사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과 단편집을 잇달아 출간했습니다.
1999년에는 벨기에 프랑스어·문학 왕립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2005년 6월 16일에는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는 아카데미 설립 이래 약 700명의 회원 중 극소수인 여성 8명 가운데 다섯 번째 기록이었습니다.
아시아 제바르는 2015년 2월 6일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식민지와 전쟁, 그리고 여성의 목소리를 문학으로 증언한 인물로서, 오늘날까지 마그레브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