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조지는 공식적인 시성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성 조지(세인트 조지)가 시성되었다는 공식 기록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이 그가 성인이 아니라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성 조지는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를 비롯한 기독교 세계에서 오늘날까지 널리 공경받는 대표적인 성인 중 한 명입니다.
시성(Canonization)이란 무엇인가?
시성은 가톨릭 교회에서 선종한 사람을 공식적으로 성인으로 선포하는 엄격한 절차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후보자의 삶, 덕행, 기적 등에 대한 철저한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이처럼 체계화된 시성 제도는 교회 역사에서 비교적 늦게 확립되었습니다. 교황이 집전한 최초의 공식 시성은 993년의 울리히 폰 아우크스부르크(Ulrich of Augsburg)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대 교회에서는 성인을 어떻게 인정했나?
성 조지는 3~4세기경 로마 제국에서 순교한 인물로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아직 공식적인 시성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초대 교회에서는 순교자들을 지역 신자들의 자발적인 공경과 주교들의 승인을 통해 성인으로 기렸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정된 성인들은 별도의 시성 절차 없이도 성인 대열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었으며, 성 조지 역시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성 조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
전통에 따르면 성 조지는 로마 군인 출신으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기독교 박해 기간인 서기 303년경 순교했습니다. 494년 교황 게라시우스 1세는 성 조지를 '그 행적은 하나님만이 알지만 사람들에게 합당하게 공경받는 인물'로 언급하며 그의 공경을 암묵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이후 성 조지에 대한 공경은 동방과 서방 교회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그는 잉글랜드의 수호성인이 되는 등 중세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성인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물론 용을 퇴치했다는 이야기와 같은 생애의 많은 부분은 후대에 덧붙여진 전설로 여겨지지만, 순교자 조지라는 인물 자체는 역사적으로 실존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요약하자면, 성 조지는 특정 시점에 시성된 적이 없습니다. 그는 공식적인 시성 제도가 확립되기 훨씬 이전에 살았고 순교했기 때문에,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자발적인 공경을 통해 성인으로 인정받은 사례입니다. 따라서 '언제 시성되었는가'라는 질문에는 답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의 성인 지위는 교회 초기부터 이어져 온 오랜 전통과 보편적인 공경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