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남쪽 조센(Zossen) 지역에는 1910년, 작은 독일군 막사가 처음 세워졌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이곳은 전쟁 포로 수용소로 전환되었고, 프랑스·영국 측에서 싸우다 포로가 된 무슬림, 아프리카인, 인도인 등 약 3만 명이 이곳을 거쳐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1915년, 수용자들을 위해 독일 땅 역사상 최초의 모스크가 인근에 문을 열었다는 사실입니다.
수용소는 종전과 함께 폐쇄되었고,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된 모스크는 1926년 철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의 군사적 역할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후 바이마르 시대 독일군인 제국방위군(Reichswehr)의 최고사령부가 이 막사에 자리 잡았고, 마침내 1935년에는 베흐마흐트(Wehrmacht), 즉 국방군 본부가 이곳에 설립되었습니다.
1939년, 이 단지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지휘 벙커 시설로 완성되었습니다. 제플린(Zeppelin) 벙커는 나치 독일군의 주요 통신 중심지 역할을 맡았으며, 두께 3미터의 콘크리트 벽으로 지어진 3층 규모의 마이바흐(Maybach) 표면 벙커에는 육군 여러 부서의 본부가 들어섰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동독에 주둔한 소련군(붉은군) 최고사령부가 이 막사에 들어섰고, 5만 명이 넘는 병력이 이곳에 배치되었습니다. 소련군이 마침내 이곳을 떠난 것은 1994년의 일입니다.
국방군 본부로 가는 방법
유적지는 베를린 남쪽의 작은 마을 뷘스도르프(Wünsdorf)에 위치해 있습니다.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안한 방법이며, 대중교통을 활용하고 싶다면 RE5 열차 노선으로 Wünsdorf-Waldstadt역까지 이동한 뒤, 약 2,500미터를 도보로 걸어가면 됩니다.
국방군 본부 방문하기
뷘스도르프의 독일군 본부 유적지는 베를린 교외에서 손꼽히는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정기적인 가이드 투어와 함께 해설이 진행됩니다.
Wünsdorf 병영 단지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명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제플린 벙커(Zeppelin Bunker) – 국방군 지휘본부가 있던 자리에 지어진 다층 구조의 거대한 지하 벙커입니다. 지금도 반쯤 방치된 채 원형을 간직하고 있어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 마이바흐 벙커(Maybach Bunker) – 전쟁 후 파괴되었지만, 그 잔해가 아직도 단지 중앙의 넓은 산책로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 타워 벙커(Tower Bunker) – 로켓처럼 생긴 보호용 벙커 몇 기가 남아 있으며, 일부는 내부 견학이 가능합니다.
- 수비대 박물관과 붉은 별(Garnisonsmuseum & Roter Stern) – 제국 시대부터 현대까지 이곳의 역사를 한눈에 짚어주는 소규모 박물관입니다.
- 소련군 막사 – 단지 남쪽에는 소련 점령군의 본부와 극장 건물이 지금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 서점 및 골동품 상점 – 일대에는 군사 골동품을 취급하는 중고 서점과 골동품 가게가 여러 곳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요 안내 – 이 유적지는 지역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방문 가능 날짜를 확인하거나 개인 방문을 예약하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반드시 직접 문의해야 합니다.
독일 특유의 '정확성'에도 불구하고, 웹에 올라온 정보가 항상 최신이거나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헛걸음을 피하려면 방문 전 전화로 직접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