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함부르크 중앙역 옆에 거대한 벙커가 세워졌나
1940년, 연합군의 폭격이 본격화하면서 나치 독일은 주요 도시마다 대규모 방공 계획을 시행했습니다. 당시 지도부가 추진한 이른바 '총통령' 방공 계획의 일환으로, 함부르크 중앙 기차역 바로 옆에도 시민 보호용 대형 벙커 건설이 착수되었습니다. 이곳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슈타인토어발(Steintorwall) 벙커입니다.

본격적인 공사는 1941년에 시작되어 1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전시 노동력이 크게 부족했던 상황 속에서 이 현장에는 수백 명의 강제 수감자들이 동원되었으며, 이는 이 벙커의 역사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어두운 단면입니다.
그 견고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구조 벽체의 두께만 무려 3.75미터에 달하고, 한 번에 최대 2,5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냉전 시대에도 버려지지 않은 벙커
나치 독일 시절의 탁월한 방어 성능 덕분에 이 시설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방치되지 않았습니다. 냉전 기간 내내 실질적으로 운영되었는데, 함부르크가 철의 장막 북쪽 국경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바르샤바 조약군의 공격에 언제든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슈타인토어발 벙커 방문 안내
베를린에서와 마찬가지로 함부르크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하 공간의 상당 부분은, 이러한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 협회가 독점적으로 관리하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함부르크의 경우 Hamburger Unterwelten(함부르크 지하세계) 재단이 그 중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슈타인토어발 벙커 역시 이 협회가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티켓은 협회 사무실에 직접 방문해 구매해야 하며, 벙커 내부 공간이 협소한 탓에 한 그룹당 인원이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원하는 일정에 자리가 마련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Hamburger Unterwelten 사무실로 가는 길은 간단합니다. U1 지하철 노선을 이용해 Meßberg(메스베르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