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칸티노 지도: 소시지 가게 커튼에서 발견된 브라질 최고(最古)의 세계지도

소시지 가게 커튼으로 쓰이던 브라질 최고(最古)의 지도

1502년경 제작된 칸티노 지도(Cantino Planisfério)는 브라질을 표현한 가장 오래된 지도로, 올해로 탄생 500주년을 맞이한다. 이 지도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품고 있는 수수께끼만큼이나, 지도가 담고 있는 정확한 정보 때문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로 1050mm, 세로 2200mm에 이르는 대형 삽화 양피지 지도는 19세기가 되어서야 연구자들과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이탈리아 모데나 에스텐세 도서관(Estense Library) 관장이었던 주세페 보니(Giuseppe Boni)가 우연히 그 도시의 한 소시지 가게에서 커튼으로 쓰이고 있는 이 지도를 발견한 것이다. 학식 있는 이 도서관장은 지도를 손에 넣은 뒤, 지도 자체가 남긴 단서들을 하나하나 추적해 마침내 그 유래를 밝혀냈다.

페라라 공작을 위한 비밀 임무

양피지 한쪽에는 페라라 공작 에르콜레 데스테(Ercole d'Este)에게 바치는 헌사와 함께, 포르투갈 주재 공작의 대리인 알베르토 칸티노(Alberto Cantino)라는 인물의 서명이 적혀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강력한 상인 가문 출신인 페라라 공작은 대리인 칸티노에게 포르투갈에서 최근의 해양 발견 성과를 담은 지도를 입수하라고 의뢰했다. 그는 지중해 항로에 맞설 수 있는 동방 무역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싶어 했다.

1502년 9월 로마에서 보낸 편지에서 칸티노는 공작에게 지도가 이미 제노바에 도착했으며 곧 전달될 것이라고 알렸다. 포르투갈에서 이 지도는 금화 12두캇이라는 고가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비밀리에 구입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하는 값이었다.

300년간의 잠적과 기적적인 재발견

지도는 1592년까지 페라라 공작의 도서관에 보관되다가,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컬렉션을 모데나의 한 궁전으로 옮기면서 그곳에 안치되어 3세기 동안 머물렀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정치적 소요로 궁전이 침입당하고 약탈되는 과정에서 지도는 행방을 감추었다. 이후 우연과 보니의 예리한 안목 덕분에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포르투갈 왕실은 발견된 땅과 해상 항로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공식 정책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도는 리스본에서 은밀한 조건으로 입수된 것이 분명하다. 지도 제작자의 이름은 현재까지도 알려져 있지 않지만, 포르투갈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은 확실하며, 이후 일부 수정과 보강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지도는 당시 세계에 대한 지리학적 지식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며,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초에 걸친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탐험 항해에서 얻은 정보를 집대성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흥미로운 사실들

  • 칸티노 지도는 '칸티노 평면천구도' 또는 '칸티노 세계지도'로도 불리며, 1502년 11월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 브라질 해안선은 1500년 페드루 아우바르스 카브랄(Pedro Álvares Cabral)의 도착 직후 실시된 탐사 항해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그려진 것으로,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상륙한 지 불과 2년 만의 기록이다.
  • 지도에는 토르데시야스 조약(1494)에 따른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토 분할선이 표시되어 있다.
  • 아프리카 전역, 인도, 동남아시아, 뉴펀들랜드 등 당시 포르투갈이 도달한 세계 각지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 오늘날 이 지도는 이탈리아 모데나의 에스텐세 대학 도서관(Biblioteca Estense Universitaria)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