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상황이 낳은 주술적 사고
극한의 상황에 처하면 사람은 쉽게 주술적인 사고에 빠지기 마련이다. 매순간 생존을 위해 싸워야 했던 1944년 바르샤바 봉기 참가자들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은 어떤 행동이 불행을 부른다고 믿었을까?
야드지아 클라르너(Jadzia Klarner), 별명 '안니우웨크(Aniołek, 작은 천사)'는 봉기군 간호사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보로니차(Woronicza) 거리에 야전 의료소를 마련했고, 이후 동료들과 함께 모코투프(Mokotów) 지구 이지코프스키(Idzikowskiego) 거리에 야전병원을 설립했다.
여건은 극도로 열악했다. 특히 물이 극심하게 부족해 목욕 한 번 하는 것조차 사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물 공급이 충분해 보이자 그녀는 머리를 감기로 결심한다.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위생 활동이지만, 동료들이라면 그녀를 말렸을지도 모른다. 아그네슈카 추바와(Agnieszka Cubała)의 저서 『러브 44 — 봉기 사랑의 44가지 진실 이야기』에 따르면, 당시 봉기군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미신이 퍼져 있었다.
(...) 봉기군 사이에는 여러 가지 미신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몸 전체를 씻으면 불길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머리를 감는 것은 더더욱 금기였다.
야드지아는 그런 미신을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머리를 감고 친구의 집을 나선 바로 그때 총격이 시작되었다. "짙은 먼지 때문에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포격이 조금 잦아들고 겨우 야전 의료소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르게 먼지를 뒤집어쓴 상태였다!"라고 『러브 44』의 저자는 전한다.
"국 끓이지 마, 곧 폭탄 떨어질 거야"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많은 봉기군은 평범한 사물이나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드러나는 무자비한 운명의 힘을 믿게 되었다.
"우리 부대에도 몸을 완전히 씻으면 죽는다는 미신이 있었다. 그래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몸을 나눠서 씻었다"고 연락병 '울라'로 활동한 우르줄라 카타진스카(Urszula Katarzyńska)는 회상했다. 그녀는 두 달 동안 머리를 감지 않았다…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많은 봉기군은 작전의 성패가 행운에 달려 있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불운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려 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입니다.
비누가 불행을 부른다는 믿음은 바르바라 콜렌다피아세츠카(Barbara Kolenda-Piasecka)도 공유했다. 그녀는 이렇게 기록했다.
이상한 우연인지, 누군가 씻거나 빨래를 시작할 때마다 우리는 늘 어떤 불행을 겪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전차 포탄이 우리가 모여 있던 집으로 날아들었다.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 출신으로 오랫동안 이 해방봉기의 역사를 연구해 온 아그네슈카 추바와는 당시 미신의 다른 사례들도 소개한다. 그녀는 '피에시치(Pięść)' 대대의 스타니스와프 얀코프스키(Stanisław Jankowski), 통칭 '아가톤(Agaton)'의 회고록에서 그 흔적을 발견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돌격 소대 청년들은 지휘관이 면도를 한 날 두 차례나 부상을 입은 뒤 면도를 멈추었다. 담배에 불을 붙일 때 줄을 피하는 사실도 진지하게 지켰다. 성냥 하나로 세 번째 담뱃불을 붙이려 덤빈 무모한 자를 나는 아직 만나본 적이 없다.
일부 봉기 참가자에게는 불운을 '부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일상 업무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PKO 부대 야전 주방에서 활동하던 야니나 빌린스카(Janina Bilińska), 통칭 '안나'는 국을 끓일 때마다 포격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찾아온 청년들은 "국 끓이지 마, 곧 폭탄 떨어질 거야"라고 외쳤다고 한다.
무공십자장은 '관 뚜껑'이라는 저주
전사자와 연관된 물건들—친구든 적이든—역시 미신의 대상이 되었다. 호텔 테르미누스(Hotel Terminus)에 마련된 봉기군 야전병원에서 일했던 브로니스와바 오흐만(Bronisława Ochman)은 봉기군들이 전사자의 신발을 신는 것을 꺼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려운 시기에는 언제나 그렇듯 미신과 신비한 부적의 힘이 커진다"고 그녀는 평가했다. 동시에 그녀 자신도 그런 미신을 존중했으며, "그런 어리석음에 대한 미신적인 경외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글의 흥미로운 내용은 아그네슈카 추바와의 저서 『러브 44 — 봉기 사랑의 44가지 진실 이야기』(Prószyński Media, 2019)를 바탕으로 한다.
흥미롭게도 어느 시점부터는 군사 훈장마저 불길한 평판을 얻기 시작했다. 일부 부대에서는 무공십자장(Krzyż Walecznych)이 자부심과 기쁨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파라솔(Parasol)' 대대의 즈비그니프 차이코프스키뎀브친스키(Zbigniew Czajkowski-Dębczyński)는 이렇게 전한다.
훈장 수여 소식을 접한 몇몇 동료들은 축하를 받았지만, 표정은 몹시 시무룩했다. 우리는 무공십자장(KW)을 받는 사람은 머잖아 '차파(czapa)', 즉 관 뚜껑을 덮게 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거의 항상 그런 법칙처럼 굳어져 있었다.
세월이 흐른 뒤 돌아보면 이런 믿음들은 기껏해야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봉기군처럼 매일같이 죽음과 실낱같은 선을 사이에 두고 살아야 했다면, 초자연적인 힘을 믿는 편이 오히려 더 쉬웠을 것이다. 아그네슈카 추바와는 "순간마다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는 형이상학적 요소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된다. 그럴 때 어려운 현실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수많은 미신과 징표들이 생겨난다"고 설명한다.
이 글은 2019년 7월 말 포털과 결별한 전 CiekawostekHistorycznych.pl 팀이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참고 문헌
- Agnieszka Cubała, 『Miłość '44 — 봉기 사랑의 44가지 진실 이야기』, Prószyński Media, 2019.
- Agnieszka Cubała가 수집·제공한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