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사가, 전설, 연대기는 고대나 중세 자료에서 알 수 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극북 지역 여성의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발키리, 거인족 여성, 방패 처녀, 예언자 — 여성은 바이킹 신앙에서 지극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까지 이들은 어디까지나 신화 속 주인공일 뿐이라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신화 속 발키리나 거인족 여성이 바이킹 시대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일상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극북 지역을 노래한 문헌 자료에 등장하는 다른 여성상들은 여전히 논쟁의 여지를 남깁니다.
노르드 설화 속에는 영향력 있고 강한 방패 처녀와 예언자들도 등장합니다. 바로 이러한 여성상이 추운 스칸디나비아를 다른 문화권과 구별 짓는 특징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이들을 반신반의하며 바라보았습니다. 사가나 연대기는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가 아니며, 12세기에 이르러서야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당한 왜곡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려움 없는 전사
그렇다면 방패 처녀는 실제로 존재했을까요? 고고학계에서는 무기가 함께 부장된 여성 무덤들이 오래전부터 발굴되어 왔습니다. 다만 당시의 해석은 이것이 전사의 장비일 수 없다고 단정했습니다. 그때까지는 말입니다.
2017년, 연구진은 1878년의 발견을 재해석했습니다. 바이킹의 공예·무역 거점 중 하나인 비르카(Birka)에서 발견된 Bj 581 무덤입니다. 이 무덤은 지극히 명예로운 위치에서 발견되었으며, 부장품 역시 묻힌 이의 높은 지위를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시신 옆에는 철제 검, 전투용 칼, 은과 구리로 장식된 창과 화살촉, 도끼의 금속 부품, 방패 중앙의 금속 보강재인 움보(umbo) 2개, 등자, 말판 게임의 잔해 등 전사가 묻혔음을 시사하는 수많은 유물이 있었습니다. 무덤 안에는 두 마리의 말이 제물로 바쳐진 단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기 해석에서 연구진은 이 발견을 거의 망설임 없이 남성 무덤으로 분류했습니다.

바이킹 시대에는 전투를 직업으로 삼는 여성들이 존재했으며, 전쟁은 그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재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무덤에 안치된 뼈대가 다시 검토되고 DNA 검사가 실시되었고, 곧 이것이 약 30세 여성의 유골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이 발견만으로 방패 처녀의 실존이 단정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는 바이킹 시대에 전투를 직업으로 하는 여성들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전쟁이 그들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Bj 581 무덤은 후속 연구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수년 전 발견된 무기 부장 여성 무덤들이 하나둘 재조명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은 학술서로 출간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바이킹 전사에 관한 더 폭넓은 연구 성과를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이킹 마녀
바이킹에게 마법은 삶 그 자체와 뒤섞여 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예언과 마술을 행하던 볼바(völva)라 불린 여성들은 지극히 강력한 지위를 누렸습니다. 스칸디나비아 사회에서 이 마법의 기술은 세이드(seiðr)라고 불렸으며, 주로 여성들이 행했습니다. 세이드는 이중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한편으로 예언자는 의식에서 미래를 점칠 수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수행을 통해 인간의 운명에 개입하려 했습니다.
이 기술의 이름은 '실' 또는 '밧줄'로 번역되는 단어에서 유래하며, 연구자들은 이를 직조공이나 방적공의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짓습니다. 예언자가 행하는 의식은 직조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세상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지닌 여성은 당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여성들의 존재는 고고학적 발견으로도 확인됩니다. 덴마크의 바이킹 도시 피르카트(Fyrkat)에서 발견된 유적이 대표적입니다. 그곳의 무덤 중 하나는 예언자의 무덤으로 확인됩니다. 그녀는 높은 지위의 상징인 수레 위에 안치되어 묻혔으며, 진금으로 장식된 요소가 들어간 긴 드레스를 입고 특별한 부장품들 사이에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곁에는 마법봉, 납 성분의 흰 페이스트(화장용) 잔해가 담긴 상자, 움직일 때 소리를 내는 '오리발' 모양의 은 펜던트, 의자 모양 부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여성의 발치에는 올빼미와 작은 새의 배설물 덩어리, 포유류의 뼈가 담긴 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특히 가죽 주머니에는 독성이 매우 강한 독말풀(henbane)의 씨앗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식물을 태우면 환각과 황홀감이 유발되는데, 세이드 의식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평범하지 않은) 일상
그러나 전사와 예언자 외에도 바이킹 시대의 여성들은 수많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남성들이 전쟁이나 약탈 원정을 떠난 동안 그들은 권력을 쥐었습니다. 성을 관리하고 식량 공급을 책임지며 성의 방어를 맡았습니다. 이러한 영향력 있는 여성들의 지위를 보여주는 증거가 바로 놀라운 오세베르그(Oseberg) 유물입니다.
1904년, 바이킹 세계에서 가장 장관을 이루는 무덤 중 하나가 퇸스베르그(Tønsberg) 근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길이 21.5미터, 폭 5.1미터의 오크 나무 배 위에 두 명의 여성이 안치되어 있었습니다. 8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무덤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풍부한 부장품을 지니고 있으며, 그 수는 수백 점에 달합니다. 배 무덤은 최고위 계층에게만 허락된 장례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이곳에 하랄 파페어헤어(Harald Fairhair)의 할머니인 80세의 아사 여왕(Queen Åsa)과 그녀의 시녀가 묻혔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성들이 전쟁이나 약탈 원정을 떠난 동안 그들은 권력을 쥐었습니다. 성을 관리하고 식량 공급을 책임지며 성의 방어를 맡았습니다.
이것은 바이킹 시대 스칸디나비아 사회에서 여성이 높은 지위를 누렸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합니다. 여성들이 전쟁 원정에도 참여했다는 점 역시 언급할 가치가 있습니다. 방패 처녀로서 참전했든 아니든, 직조공으로서의 역할 역시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훗날 돛으로 사용될 재료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참고 문헌
- Gardeła L., 「바이킹의 세계에서의 마법, 여성, 죽음」, 슈체친 2019.
- Leciejewicz L., 「노르만인」, Wodzisław Śląski: Templum 출판사 2015.
- Mondfeld W., 「Wikingfahrt: Kultur-Reiseführer. Schweden, Gotland, Öland」, Verlag: Herford, Koehler in Maximilian Verlag GmbH & Co. KG 1986.
- Słupecki L.P., 「이교도 스칸디나비아인의 점복과 신탁」, 크라쿠프 2017.
- 덴마크 국립박물관 (https://en.natmus.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