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어둠, 그리고 검은 연기.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목이 따갑고 폐까지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고통. 짓무른 눈, 코를 찌르는 중금속의 악취. 스모그가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1952년 12월, 런던에서는 특히 참혹한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오늘날 스모그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전 세계 수많은 도시가 이 문제와 씨름하고 있으며, 어떤 도시는 잘 해결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새로운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으니까요.
스모그의 짧은 역사
고대에도 사람들은 공기에서 나는 기이한 냄새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서기 1세기 로마에서는 유리 생산 시설을 교외로 옮겼습니다. 소카(Seneca)는 자신의 서간문에서 불쾌한 악취와 공기의 '무거움'을 기록했고, 결국 의사의 권고에 따라 도시를 떠났습니다. 흥미로운 기록으로는 유대인 의사 모세 마이모니데스(Moshe Maimonides)의 언급이 있는데, 그는 12세기 카이로에서 '더러운 공기'가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문서로 남겼습니다.
런던은 오랫동안 스모그에 시달려 왔습니다(사진 배경에 빅벤의 실루엣이 오염된 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입니다). 1952년에는 특히 처참한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영국에서는 장작 대신 딱딱한 석탄이 빠르게 보급되었습니다(이는 상당한 삼림 벌채와 관련이 있습니다). 석탄은 유리, 철강, 세라믹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었고, 석탄 연소와 함께 스모그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도시에는 안개가 자주 찾아왔습니다. 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안개 발생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공장들이 독성 가스와 오염 물질을 대기 중에 내보내면서 재앙은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곳곳에서 연기를 내뿜는 굴뚝이 풍경을 지배했습니다. 오염 물질이 수증기 분자에 달라붙으면서 스모그, 즉 특유의 악취를 지닌 걸쭉하고 지저분한(노란색 또는 갈색빛) 안개가 형성되었습니다.
대스모그 당시 넬슨 기념비(Nelson's Column)
19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스모그 발생 사례가 기록되었는데, 주로 공장과 산업 시설이 인근에서 가동 중인 고밀도 도시에서였습니다. 1870년대에는 런던의 사망률이 거의 50%나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추운 12월의 런던
문제는 오랫동안 외면당했습니다. 그러다 1952년, 더 이상 없는 척할 수 없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잉글랜드의 수도에서 벌어진 참사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12월이 다가오면서 기온은 나날이 떨어졌습니다. 대부분의 런던 시민들은 집을 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마지막 달의 초반, 런던은 안개(이번에는 완전히 자연적인 것)에 덮였고, 이로 인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가정의 난방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참고로 런던 시민들이 사용하던 석탄은 질이 좋지 못했습니다. 황 화합물을 비롯한 불순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52년의 비극 이후 영국은 본격적으로 환경 오염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겨울은 혹독했습니다. 서리와 눈보라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도시 상공에는 역전층(temperature inversion)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즉, 지표면 가까운 공기가 그 위의 공기보다 차가웠던 것입니다. 그 결과 석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따뜻한 연기는 상승해 대기 중으로 확산되지 못했습니다. 공장 굴뚝이든 가정 난방이든, 굴뚝에서 나온 오염 물질은 모두 지상 100~200m 높이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대스모그를 만든 원인은 굴뚝만이 아니었습니다. 디젤 자동차와 버스, 증기 기관차도 큰 문제였습니다.
12월 4일 밤, 런던은 고기압 시스템(앞서 언급한 역전층)의 영향권에 들어섰습니다. 다음 날, 차가운 지표면 근처의 공기 속에서 수증기가 응결되기 시작했고, 그렇게 형성된 안개는 너무나 짙어서 가시 거리가 몇 미터까지 떨어졌습니다.
대스모그(Great Smog)
1952년 12월 5일 아침, 대부분의 런던 시민들은 창밖의 광경에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다만 거리의 어두움 정도는 의아해했을지 모릅니다). 안개는 그곳에서 흔한 일이었으니까요. 불행히도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날씨 때문에 도시를 덮친 안개는 흩어질 길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비극의 조짐이 보이지 않았지만, 상황의 심각성은 금방 드러났습니다. 호흡기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많은 사람이 사망했습니다. 가시 거리가 정말 최소 수준이었기 때문에 일부는 자동차 사고와 열차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시내 토트넘 코트 로드(Tottenham Court Road) 근처 병원의 의사 도널드 애치슨(Donald Acheson)은 여러 해 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내가 매우 잘 아는 런던 한복판에 있는데도 완전히 방향을 잃었다는 게 기억납니다. 길 이름 표지판을 확인하려면 벽을 짚고 걸어서 교차로까지 가야 했습니다. 스모그 냄새는 기억나지 않지만, 끔찍한 정적은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거리에서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었고, 가시 거리는 3미터도 되지 않았으며, 날씨는 몹시 추웠습니다."
증기 기관차도 스모그를 심화시키는 데 한몫했습니다.
대중교통은 멈췄습니다(지하철만 운행했습니다). 학교 수업과 공개 행사는 취소되었고, 도시는 완전히 마비되었습니다. 수천 명이 건강 문제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대기 중 높은 이산화황 농도는 폐와 기관지에 손상을 입혔습니다. 사망률은 급격히 치솟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망은 호흡기 감염, 저산소증, 과도한 점액 분비로 인한 질식 때문이었습니다:
(...) "어머니가 우리 코와 입에 젖은 손수건을 대고 스카프로 단단히 묶어주셨던 게 생생히 기억납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쯤이면 손수건은 진한 갈색 물질로 심하게 얼룩져 있었습니다" (...).
청정공기법(Clean Air Act)
1952년 12월의 며칠은 비극이었지만 동시에 전환점이기도 했습니다. 런던에 일어난 일이 단순한 안개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문제가 미래에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포화 상태의 병원에 가득 찬 환자들, 사망자와 사고 부상자의 숫자도 어마어마했습니다.
스모그에 관한 과학적 연구들은 대부분 그 이전에 이미 발표되어 있었지만, 정치인들 중 진지하게 받아들인 이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1956년에야 '청정공기법(Clean Air Act)'이 통과되어 대기 오염과의 싸움에 실효성 있는 대책들이 도입되었습니다.
이른바 '청정공기위원회(Clean Air Council)'가 설립되어 오염 수준을 감시하고 스모그 제거를 위해 노력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적절한 측정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도시에 설치하도록 하고, 대형 산업 시설의 굴뚝 높이를 높이도록 명령했습니다.
특수 필터를 사용해 산업용 가마에서 배출되는 독소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졌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난로와 연료 교체에 전액 지원을 제공하는 이른바 '무연지대(smoke-free zones)'를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링겔만(Ringelmann) 척도에서 소위 '2단계' 회색(또는 그보다 짙은) 연기를 대기 중에 배출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연기 색깔과 해당 오염률을 보여주는 특수 카드를 사용해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대책들은 영국의 생활 수준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덕분에 유해 가스 배출 수준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다만 100%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어마어마했습니다. 대런던 스모그 당시 약 4,000명이 사망했고, 이후 몇 주간 합병증과 후유증으로 추가로 8,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살인적인 안개는 약 1만 2천 명의 희생자를 냈습니다.
참고 문헌:
- Brimblecombe P., The Big Smoke: A History of Air Pollution in London since Medieval Times, 1987.
- Greater London Authority, 50 Years On: The Struggle for Air Quality in London since the Great Smog of December 1952, London 2002.
- Kleczkowski P., Smog in Poland: Causes, Effects, Countermeasures, Warsaw 2020.
- - Your memories of the 1952 great smog, The Guardian [2021년 1월 23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