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콘스탄틴 체르넨코, 잊혀진 소련 독재자 —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도자의 역설

소련 지도자를 몇 명이나 기억하고 계십니까? 레닌, 스탈린, 흐루쇼프, 브레즈네프, 고르바초프… 안드로포프까지 거론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콘스탄틴 체르넨코는 어떻습니까? 역사학자들조차 그를 잊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태도입니다.

체르넨코는 1984년 2월, 전임자 유리 안드로포프의 사망 직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했습니다. 이후 1년간, 즉 1985년 3월 10일까지 공식적으로 권력의 정점에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어떤 업적을 남겼을까요? 어떤 인물이었으며, 어떤 정책을 펼쳤을까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놀랍도록 간단합니다. 아무것도, 아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잊힌 체르넨코를 특징짓는 부분입니다. 심지어 그가 소련의 운명에 있어 미하일 고르바초프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이었다고 주장해볼 수도 있습니다.

무덤에 한발 들어선 최고 서기

콘스탄틴 체르넨코, 잊혀진 소련 독재자 —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도자의 역설

유리 안드로포프, 체르넨코의 전임자이자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장(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퍼블릭 도메인)

체르넨코가 당 최고직에 오르는 과정 자체가 이미 그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1984년 1월, 소련에서는 실로 기이한 정치극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서기장 안드로포프는 병원 침대에서 임종을 앞두고 있었고 통치 능력은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는데도, 만장일치로 당 중앙위원회 서기장 후보이자 최고소비에트 상임간부회 의장 후보로 추대되었던 것입니다.

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이 선거 관련 기사 제목을 "실천 속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라고 붙였습니다. 물론 이것은 음험한 농담이 아니었지만, 러시아 역사학자 루돌프 피호야의 말대로 이런 종류의 기사에는 이보다 더 반소련적인 제목을 붙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안드로포프는 말 그대로 경쟁자 없는 선거에서 '승리'한 지 며칠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마도 당 지도부 누구도 이 상황이 얼마나 병들고 터무니없는지 알아차리지 못했겠죠. 대신 콘스탄틴 체르넨코가 최고 서기로 임명되었는데, 문제는 그 역시 안드로포프만큼 늙고 병약했다는 사실입니다.

콘스탄틴 체르넨코, 잊혀진 소련 독재자 —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도자의 역설

온전한 모습의 콘스탄틴 체르넨코. 요즘은 이런 '콘크리트'를 만들지 않죠!

선출 당시 그는 전임자보다 나이가 많았습니다(73세). 하지만 문제는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소련 명명클라투라의 관점에서 그에게는 딱 하나의 결정적인 장점이 있었으니, 바로 모든 개혁에 맞서는 정치적 '콘크리트'를 대표했다는 점입니다.

통치하지 못한 최고 서기

집권 첫날부터 체르넨코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일상 회의조차 진행할 수 없었고, 더 중대한 의무를 감당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건강 상태가 그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콘스탄틴 체르넨코, 잊혀진 소련 독재자 —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도자의 역설

여러 회의에서 서기장 대역은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맡았고, 체르넨코 본인은 고르바초프에게 지시를 전달하는 데 그쳤습니다(대개는 대신 참석해 달라는 동의가 전부였죠). 물론 체르넨코를 옹호하자면, 그가 안드로포프 시절의 탄압을 중단시킨 점은 들어줄 만합니다. 다만 이는 어떤 구상에 따른 조치라기보다는 무력감에서 비롯된 결과였습니다.

1년 동안 소련은 위기 상황과 파산 직전에 처해 있으면서도 사실상 지도자 없이 식물인처럼 방치되었습니다. 체르넨코가 집권 기간 동안 유일하게 진지하게 다룬 현안은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소련이 '발달한 사회주의'인지, 아니면 아직 '발전 과정에 있는 사회주의'인지에 대한 논쟁이었죠! 루돌프 피호야는 저서 『소련 권력의 역사』에서 이렇게 평합니다:

"이런 스콜라 철학식 헛소리는 극히 진지하게 받아들여졌고 신중하게 검토되었습니다. 반쯤 혼수상태에 빠진 서기장은 국민경제 발전에 '굉장한 가속'을 불러일 일련의 강도 높은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선포했습니다."

이 선언을 끝으로 체르넨코는 무대를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1985년 3월 10일, 모두가 오래전부터 예상해왔던 대로 그는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콘스탄틴 체르넨코, 잊혀진 소련 독재자 —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도자의 역설

역설적이게도 콘스탄틴 체르넨코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후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공산주의를 전복할 토양을 마련해 준 것일까요?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사진은 1985년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고르바초프의 회동 장면입니다(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퍼블릭 도메인)

물론 실제로 어떤 가속화도 있을 수 없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 소련이 위기에서 회복할 기회가 있었다면, 그 기회는 콘스탄틴 체르넨코의 1년간의 '비통치' 기간 동안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는 이 잊혀진 독재자가 공산주의를 무너뜨렸다고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요?

참고 자료

  • 루돌프 G. 피호야, 『소련 권력의 역사 1945–1991』, PWN 출판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