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토르의 망치를 현실로? 하인리히 히믈러가 몰두한 나치의 비밀 슈퍼 무기

패색이 짙어질수록 극에 달한 이념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친위대 전국지도자(라이히스퓌러-SS) 하인리히 히믈러는 노르드 신화 속 신 토르의 마법 망치 '묘쾨니르(Mjölnir)'에서 영감을 받은 최첨단 무기 개발 연구를 지시했다. 패망이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제3제국의 이데올로기는 그 정점에 도달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게르만 고대 숭배

히믈러는 어린 시절부터 게르만 고대 문명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는 수천 년 전 북유럽 지역에 선사 시대 아리아 문명이 존재했으며, 이 문명이 바빌로니아부터 그리스까지 고대 세계의 모든 위대한 문화를 낳았다고 굳게 믿었다. 물론 어떤 신뢰할 만한 연구로도 입증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히믈러에게 그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과 독일인이 '완벽한 인류'인 고대 아리아인의 후손이라는 믿음은 그의 '아리안식 자아'를 충분히 달래주었기 때문이다.

고대의 슈퍼 무기

히믈러의 상상력은 노르드 신화에서 영양분을 얻었다. 아버지에게 처음 들은 용감한 게르만 신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특히 번개를 뿜는 마법 망치 묘쾨니르를 휘두르는 신 토르에게 심취했다. 성인이 된 하인리히는 이 고대 이야기들에서 당대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결론을 끌어냈다. 그는 고대 신들을 북유럽에 문명을 일으킨 원조 아리아인들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토르의 강력한 무기에서 단순한 신화적 환상이 아니라 제3제국이 적들에게 최종 승리를 거두게 해줄 실제 파괴 도구를 보았던 것이다.

토르의 망치를 현실로? 하인리히 히믈러가 몰두한 나치의 비밀 슈퍼 무기

히틀러는 히믈러의 오컬트·신화적 경향을 몹시 의심스럽게 여겼지만, 한때 닭 농장을 운영하던 전력이 있는 히믈러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마술과 신화야말로 제3제국에 최종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깊이 확신하고 있었다(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퍼블릭 도메인).

이미 1940년, 그는 친위대 연구자들에게 번개, 천둥, 토르의 망치, 그리고 하늘을 나는 망치와 관련된 모든 문화적 흔적을 찾으라고 명령했다. 그는 이것들이 자연현상에 대한 고대인의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고 확신했으며, 오히려 '우리 신성한 조상들이 보유했던 고대의 초고도로 발전된 전쟁 무기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무명 회사의 등장

1944년 11월, 히믈러는 전기 무기 개발 계획으로 다시 관심을 돌렸다. 그는 부하들에게 연합군의 라디오 방송국, 레이더 및 각종 장비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전기 무기, 즉 현대판 토르의 망치를 만들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 분석을 의뢰했다. 독일군은 이미 모든 전선에서 밀리고 있었기에, 나치에게는 전세를 뒤집고 급박하게 다가오는 패망을 막을 무언가가 절실했다.

토르의 망치를 현실로? 하인리히 히믈러가 몰두한 나치의 비밀 슈퍼 무기

18세기 아이슬란드 필사본에 그려진 토르의 모습. 히믈러는 그가 쥔 묘쾨니르가 연합군을 물리칠 기적의 전기 무기라고 믿었다.

11월 중순, 무명의 독일 회사 엘레마그(Elemag)가 히믈러에게 무기 개발 계획을 제출했다. 지구 대기를 하나의 거대한 '리모컨'처럼 변환시켜 모든 전기 장치를 작동 불능으로 만드는 장치였다. 친위대 수뇌부에 보낸 연구 보고서에서 저자들은 이렇게 썼다.

"대기의 절연 특성이 제거되면, 알려진 설계와 용도를 가진 어떤 전기 장치도 작동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현재의 기술로는 의도한 목적에 맞게 대기의 절연 특성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갑자기 멈춰 서는 전차, 전기 계통이 꺼져 추락하는 항공기라는 환상은 히믈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열광하며 이 구상을 평가를 위해 친위대 기술 부서에 넘겼다.

순수한 환상

히믈러는 황홀경에 빠졌다. 그는 가장 가까운 측근들에게 곧 독일이 연합군을 완전히 굴복시킬 무기를 손에 넣게 될 것이라고 흥분하여 말했다. 제3제국이 폐허의 바다로 변해가는 동안에도 친위대 수장은 다가올 승리만을 이야기했다. 히믈러의 주치의 펠릭스 케르스텐은 어느 날 히믈러가 이렇게 말한 것을 기억했다. "우리는 곧 최신 비밀 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이것은 전쟁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히믈러는 자신의 망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한편 친위대 기술 전문가들은 감정 의견 제출을 계속 미루었다. 그들의 분석 결과는 낙관적이지 않았고, 상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1945년 1월 8일, 그들은 답변을 내놓았다. 엘레마그의 무기 설계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순수한 환상이라는 것이었다.

신화로의 회귀

눈먼 집착에 사로잡힌 히믈러는 이 결론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또 다른 기술 평가를 명령했고, 그 임무를 제국 연구 위원회 기획부장 베르너 오제베르크(Werner Oseberg) 박사에게 맡겼다. 그러나 이 과학자와 그의 팀의 의견 역시 히믈러의 환상을 깨뜨리는 데 다름없었다.

토르의 망치를 현실로? 하인리히 히믈러가 몰두한 나치의 비밀 슈퍼 무기

친위대 전국지도자의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냉정했다. 모든 전기 기기를 작동 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는 실현 불가능한 공상에 불과했다. 히믈러는 또 한 번의 좌절을 받아들여야 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그런 무기의 건설은 당대 기술 수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제베르크는 "엘레마그가 제출한 주장들은 관련 기술적·물리적 과정에 대한 지식 부족을 드러낸다"고 적었다. 분개한 히믈러는 결국 이 무산된 구상에서 손을 뗐다. 이렇게 해서 토르의 망치는 본래 속해 있던 곳, 즉 신화의 세계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