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43년 만에 새 지질지도를 공개한 네덜란드, 땅속에 담긴 비밀

지난주 금요일, 네덜란드는 43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지질지도를 갖게 되었다. 지질지도에는 무엇이 담겨 있고, 어떻게 활용하며, 왜 다시 만들어야 할까? NEMO Kennislink는 네덜란드 지질조사국(Geological Survey) 창립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 진행된 공개 행사를 취재했다.

에너지를 얻거나, 식수를 확보하거나, 집을 짓거나 도로를 건설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지반의 구성부터 파악해야 한다. 석유, 가스 또는 (온)수가 저장된 지층은 어디에 있는가? 도로와 주택이 가라앉을 수 있는 이탄(토탄)은 어디에 있고, 훨씬 단단한 모래 지반은 어디에 있는가? 오염된 지역을 지나며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지하수의 흐름은 어디를 지나는가?

이러한 정보가 없으면 많은 사업이 불필요하게 비용이 많이 들거나 아예 실패로 끝날 수 있다. 이것이 지난 금요일 위트레흐트에서 창립 100주년을 맞아 열린 TNO 네덜란드 지질조사국 심포지엄에서 강조된 핵심 메시지였다.

모델

네덜란드 지질조사국은 지하 자료를 수집해 지도와 모델을 만든다. 요즘은 복셀(voxel, 3차원 픽셀로 일종의 디지털 레고 블록)로 구성된 3차원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며, 지표에 가까울수록 점점 더 정밀해진다.

왜 새로 만들까?

도로 지도는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새로 조성된 주택 단지에서 내비게이션의 "회전하여 유턴하세요"라는 음성을 무시한 채 필사적으로 빙글빙글 돌아 헤매본 경험이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질지도는 왜 수십 년마다 새로 고쳐야 할까? 지질 작용은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에 걸친 과정이 아니었던가?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TNO 지질조사국의 미힐 판 데르 메울런(Michiel van der Meulen)은 그날 오후 KNGMG 스타링 강연(Staring Lecture)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탄은 사라질 수 있고 해안선은 이동할 수 있다. "노르도스트폴더(Noordoostpolder)가 조성된 후에는 지도를 직접 확장해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시대의 지도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하에 대한 지식의 증가다.

색으로 보는 역사

1822년 네덜란드의 지질지도에는 색이 하나뿐이었다. 지하 전체가 테랭 마스토주티크(Terrain Mastozootiques), 즉 '포유류 뼈가 있는 땅'으로 표기되었을 뿐이다.

1844년, 토양학자 바이난트 스타링(Winant Staring)이 실제로 의미 있는 정보를 담은 최초의 네덜란드 지도를 만들었다. 그는 지반을 '사구 퇴적물', '제3기 지층', '해수 기반 지층' 등 여덟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후 1852년 마침내 첫 공식 지도가 완성되었는데, 더욱 정밀했으며 딜루비움(Diluvium)(바다 퇴적물, 문자 그대로 '대홍수')과 알루비움(Alluvium)(퇴적된 땅)을 구분했다.

2018년 지도를 한 번만 훑어봐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네덜란드 본토뿐 아니라 북해까지 회색,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보라 등 다채로운 색조로 가득하다. 각종 모래(노랑), 하천 퇴적물(파랑), 조간대 퇴적물(초록), 이탄(갈색), 빙하기 현상(분홍)이 매우 정밀한 경계와 함께 표현되어 있다. 눈이 밝은 사람이라면 이 지도에서 옛 조간대, 하천의 흐름, 해안선 등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지도 제작 방식

스타링이 국토를 걷고 말을 타며 돌아다니며(그래도 통신원 네트워크의 도움은 받았지만) 작업했다면, 오늘날 지구과학자들은 위성 데이터, 중력 측정, 탄성파 탐사(지반의 일종의 메아리) 같은 첨단 기술을 점점 더 많이 활용해 모델을 만든다.

지도와 모델 제작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아마 1959년 흐로닝언 가스전의 발견이었을 것이다. 가스를 생산하려면 지하에 대한 정밀한 지식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곳곳에 시추공이 뚫렸다. 다른 지역에도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어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추된 땅 중 하나가 되었다. 드릴이나 탐사 장비가 땅속으로 들어간 횟수만 무려 50만 번에 달한다. 이 데이터는 네덜란드 지질조사국 아카이브에 보관되어 있으며, 일부는 6,500개가 넘는 시추 코어 형태로 남아 있다.

화산 분화까지

이 나라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지도에도 그 변화가 반영되었다. 일반인에게는 모래와 자갈로만 보이는 것이 지구과학자의 눈에는 과거의 하천 퇴적물, 조간대, 사구 형성의 흔적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지질조사국 국장 티르자 반 달렌(Tirza van Daalen)은 기관이 계속해서 지식을 축적할 것이므로 앞으로도 새로운 지도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도는 지하를 저장 공간, 원자재 공급원, 건물 기초 지반으로 활용할 가능성과 홍수·지반 침하 같은 위험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판 데르 메울런은 지진과 화산 분화 가능성도 강조한다. 네덜란드가 북해의 작은 나라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카리브해에도 네덜란드 자치체들이 있으며, 이번에 이들 지역이 처음으로 네덜란드 지질지도에 포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