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의 저명한 역사학자가 예수가 "아내"에게 하는 말이 담긴 미지의 복음서 파편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언론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초기 조사 결과 이 문서는 진품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곧바로 바티칸은 위조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 파피루스 조각은 명함 크기 정도로, 양면에 콥트어(이집트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던 고대 언어)로 글이 적혀 있습니다. 그중 한 줄에는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되 '나의 아내는…'"이라는 구절과 "그녀는 내 제자가 될 수 있다"는 문구가 담겨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사 전문 역사학자인 카렌 L. 킹(Karen L. King)은 익명의 수집가로부터 검토 의뢰를 받고 이 파편을 받았습니다.
킹에 따르면 이 복음서는 아마도 서기 4세기에 작성된 것으로, 2세기의 더 오래된 문서를 필사한 사본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것을 예수가 실제로 아내가 있었다는 역사적 증거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견은 흥미로운 의미를 지닙니다.
킹과 다른 종교학자들에 따르면, 이 파편은 적어도 일부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가 아내가 있었을 가능성을 고려했음을 보여줍니다. 신약성경의 네 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 외에도 소위 '외경'이라 불리는 수많은 복음서들이 있는데, 이들은 역사적 예수에 대해 전혀 다른 모습을 그려내며 기독교 정경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다빈치 코드와의 연결고리
킹은 로마에서 열린 학술 회의에서 이 파피루스 조각을 공개했습니다. 함께 발표한 논문에서 그녀는 여러 권위 있는 파피루스학자와 콥트어 전문가들이 이 파편을 진품으로 판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위 여부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판을 진행할 만큼은 확신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잉크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러자 많은 언론은 곧바로 단 브라운(Dan Brown)의 유명한 소설이자 영화 다빈치 코드와의 흥미로운 유사점을 짚어냈습니다. 이 작품에서 두 주인공은 바티칸이 기독교 내 여성의 열등한 지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예수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감추어 왔다는 진실을 조금씩 밝혀냅니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바티칸이 직접 반응했습니다. 교황청 공식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는 사설에서 이 파피루스 조각이 "서투르고 조잡한 위조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물론 바티칸은 자체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이런 발언을 편향된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대체적 해석이 퍼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는 결혼하지 않았으며, 역사가들이 아는 한 역사 속 예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흥미롭게도 잉크에 대한 화학 분석 없이도, 많은 종교학자, 콥트어 언어학자 및 다른 연구자들은 이 문서가 현대의 위조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강력한 근거들을 제시합니다. 파피루스 자체는 4세기 것일 수 있지만, 글자는 나중에 새겨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심지어 최근에 쓰였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바티칸이 과학의 편에 선 걸까요?
복사-붙여넣기의 흔적
더럼대의 신학·종교학 교수인 프랜시스 왓슨(Francis Watson)에 따르면, 이 파피루스에 적힌 콥트어 본문은 또 다른 콥트어 복음서인 '토마스 복음서'에서 한 줄씩 베낀 것입니다. 왓슨은 이 본문의 작성자가 토마스 복음서에서 단어와 구문을 가져와 순서만 뒤섞어 새로운 텍스트를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고전 시대 작가가 텍스트를 구성하는 방식으로는 매우 특이하지만, 콥트어 지식이 빈약한 현대 위조자라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라고 왓슨은 자신의 논문에서 명쾌하게 설명했습니다. 콥트 문자의 필체도 당시 다른 문서들과 맞지 않습니다. 글자가 너무 엉성하고 잉크가 곳곳에 빠져 있는데, 이는 당시의 일반적인 필기 도구가 아닌 것으로 쓰였음을 시사합니다.
얼마 후에는 옥스퍼드대의 앤드류 버나드(Andrew Bernhard)가 더 방대한 분석을 발표했습니다. 그 역시 위조자가 영어 문장별 번역본이 존재하는 토마스 복음서를 이용해 '예수의 아내' 파피루스를 만들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버나드에 따르면 문장들은 문자 그대로 추출된 것입니다. 파피루스에서 예수가 '그녀'에 대해 말해야 하는데 토마스 복음서에는 이런 표현이 없기 때문에, 작성자는 곳곳에서 인칭대명사를 남성 단수형에서 여성 단수형으로 바꿔치기했다는 것입니다.
결정적 단서?
토마스 복음서 번역본을 정리한 마이클 그론딘(Michael Grondin)은 결국 이 파피루스가 위조라는 매우 강력한 증거를 내놓았습니다. 그는 콥트어 본문 첫 줄의 철자 오류를 지적했습니다. 해당 구절을 번역하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내 어머니께서 나에게 생명을 주셨다"가 됩니다. 이 문장의 마지막 부분인 "나에게 생명을 주셨다"는 표현은 버나드와 왓슨에 따르면 토마스 복음서에서 그대로 베낀 것인데, 문제는 파피루스에서 정확히 한 글자가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그론딘은 자신이 무료로 공개한 온라인 PDF 번역본을 다시 확인했고, 놀랍게도 그곳에서도 정확히 같은 글자가 빠져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현대의 위조자가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이 현대 번역본을 노골적으로 활용했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는 것일까요?
"이 발견에 대해 나는 늘 회의적이었습니다. 발견 경위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암스테르담대의 신약성서학 교수 얀 빌렘 반 헨턴(Jan Willem van Henten)이 답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재질과 잉크에 대한 연구가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의심하고 우선적으로 위조품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흔히 생기는 오류 때문에 다른 복음서 번역본에서 잘라 붙였다는 버나드의 가설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반 헨턴은 왓슨과 버나드의 추측에 중요한 반론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핵심 키워드인 '나의 아내'라는 표현이 토마스 복음서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는 해당 가설과 상충됩니다. 요컨대 추가적인 기술적 연구, 특히 잉크의 연대 측정만이 위조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