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가 모옌, 노벨문학상 수상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중국 작가 모옌(57)이 선정되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 이유에 대해 '민담과 역사, 그리고 현대를 하나로 엮어내는 환각적 사실주의'라고 밝혔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모옌은 또 다른 화제의 중심에 섰다.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동포이자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의 석방을 중국 정부에 촉구한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전형'과 모옌
BBC 조사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평균적인 모습은 유럽 출신, 남성, 45세 이상, 기혼, 수염을 기른 사람이다. 올해 수상자 모옌은 다섯 가지 조건 가운데 세 가지에 부합하지만, 유럽 출신이 아니며 수염도 없다. 그는 대표작 『붉은 수수밭』으로 가장 잘 알려진 중국 작가다.
모옌이라는 이름은 필명으로, '말하지 마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필명은 어느 정도 유희적으로 읽혀야 한다. 그는 오히려 풍부하고 과감한 문체로 유명한 작가이기 때문이다. 미국 언어학자 그룹이 운영하는 블로그 '랭기지 로그(Language Log)'에서는 그의 이름의 정확한 발음을 두고 활발한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참고로 그의 본명은 관모예다.
농부의 아들에서 군인 작가로
모옌은 1955년 산둥성 가오미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학업을 중단하고 처음에는 농사를, 나중에는 공장 일을 해야 했다. 1976년 인민해방군에 입대한 뒤 문학을 공부했고, 1981년 첫 단편이 문예지에 실렸다. 1980년대 중반에는 중편소설 『투명한 무』로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이후 열 편의 장편소설과 여든 편이 넘는 단편을 발표했다. 첫 장편소설 『붉은 수수밭』으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 작품은 1987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변함없는 주제, 역사
모옌은 고향 산둥성을 배경으로 한 가족사를 그린 『붉은 수수밭』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산둥은 수수 재배로 유명한 연안 지방이며, 수수는 수수주의 원료가 된다. 『붉은 수수밭』은 중일전쟁기를 배경으로, 일본군에 의해 수많은 중국 마을이 파괴되고 수많은 민간인이 살해당한 역사를 다룬다. 다른 작품에서도 1949년 공산당의 승리로 끝난 공산당과 국민당 간 내전을 소재로 삼았다. 장편소설 『풍유비둔』은 공산당이 충분히 영웅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행이 일시 금지되기도 했다.
팬들은 방대한 분량과 강렬한 도덕성을 근거로 모옌을 찰스 디킨스에 견주기도 한다. 그 자신은 윌리엄 포크너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두 거장의 작품처럼 그의 이야기 역시 작은 마을을 무대로 하며,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으로 쓰였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등으로 폭넓게 번역된 덕분에 모옌은 서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중국 작가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자국 문학의 해외 홍보와 번역에 큰 예산을 들이지 않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특별한 일이다. 그래서 중국 작가들은 작품 번역을 위해 주로 해외 후원자에게 의존해 왔다.
중국과 노벨상
노벨문학상이 중국 출신 작가에게 돌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에는 가오싱젠이 수상했다. 2010년에는 류샤오보가 '중국에서 기본적 인권을 위해 벌인 오랜 비폭력 투쟁'의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류샤오보는 2008년 말 인권 보호를 담은 새 헌법 제정을 요구하는 선언문 '08헌장'을 지식인들과 함께 정부에 보내는 공개서한 형태로 발표했고, 곧바로 서명자 상당수가 체포되었으며 그도 예외가 아니었다. 모옌이 동포 류샤오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을 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산당원인 그는 지금까지 대체로 정부 편에 서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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