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1258년 대한파의 원흉은 인도네시아 사말라스 화산

지난 천 년 기후사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가 마침내 풀렸다. 1257년 이후 재앙적인 한파를 몰고 온 화산은 대체 어디인가? 연구진에 따르면 그 주범은 인도네시아의 사말라스(Samalas) 화산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NAS에 발표되었다.

여름이 사라진 해, 1258년

1258년에는 여름이 없었다. 북반구는 특히 추웠고,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세계 곳곳을 덮쳤다. 농작물은 흉년이 들었고 기근이 만연했다. 이는 거대한 화산 폭발 이후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폭발 시 분출되는 화산재 입자들이 햇빛을 가려 어둠과 냉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30년 전, 화산재에서 기원한 미세한 유리 조각들이 1258년 직전 대규모 화산이 실제로 분화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당시 드릴로 채취한 빙하 코어에서 그 파편들이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정체 불명의 그 화산이 어디였는지는 오랫동안 미궁에 싸여 있었다. 그 답이 이번에야 밝혀진 것이다.

메가 분화

범인은 롬복(Lombok) 섬의 사말라스 화산이었다. 지구과학자 팀이 이번 주 PNAS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괴물 같은 화산은 1257년 5월부터 10월 사이에 분화했다. 오늘날 남은 것은 분화구 호수 하나뿐이며, 그 옆에는 현재 활동 중인 린자니(Rinjani) 화산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 분화는 엄청난 규모였을 것이다. 1815년 숨바와(Sumbawa) 섬 탐보라(Mount Tambora) 산의 유명한 분화보다도 컸다. 화산 구름은 34~52km 높이까지 치솟았고, 화산재 입자들은 결국 북극과 남극 양쪽까지 흩날렸다. 분출된 용암의 양은 서기 79년 베수비오(Vesuvius) 화산 폭발, 즉 폼페이가 용암 아래 사라졌던 그 분화 때보다 적어도 30배 많았다. 연구진은 사말라스 분화가 지난 7,000년간 가장 격렬했던 다섯 번째 화산 폭발 중 하나라고 밝혔다.

결정적 증거

짧지만 강렬했던 기후 재앙의 원흉으로 사말라스를 지목하기까지는 방대한 증거 수집 과정이 있었다. 연구진을 이 화산으로 이끈 핵심 단서는 고대 자바어로 쓰인 역사 문서, 야자 잎에 새겨진 시 『바바드 롬복(Babad Lombok)』이었다. 이 시는 도시 팜라탄(Pamatan) 전체를 집어삼킨 용암류를 노래하고 있다.

이후의 증거 확보 작업으로는 사말라스 주변의 화산암(테프라) 연구, 탄소-14(¹⁴C) 연대 측정법을 통한 화산재 연대 측정, 그리고 사말라스 용암의 화학 조성과 빙하 속 유리 입자의 비교가 이루어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화산학자 에릭 클레메티(Erik Klemetti)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었다고 평했다.

"지문을 채취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지문의 작은 조각들만 있고, 그것조차 여러 손가락의 조각들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말라스 용암과 빙하 속 입자 간의 유사성은 설득력 있는 증거로 삼기에 충분할 만큼 컸다고 그는 설명했다.

잃어버린 도시, 팜라탄

팜라탄이라는 도시는 그 후 다시는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따라서 고고학자들에게 흥미로운 후속 연구가 기다리고 있다. 롬복 섬의 지하에는 폼페이처럼 화산재에 묻힌 도시가 고스란히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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