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노벨문학상 발표는 노벨상 시즌의 또 하나의 깜짝 선물이 되었다. 수상자를 두고 여러 예측이 오갔지만, "미국 음악사에서 이룬 시적인 표현"이라는 수상 이유로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Bob Dylan)에게 상이 돌아간다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상 가능성으로 거론된 이름은 하루키 무라카미, 필립 로스처럼 유력했던 작가들부터 케냐 출신의 응구기 와 티옹고(Ngũgĩ wa Thiong'o)처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들까지 다양했다. 그럼에도 올해에도 스웨덴 한림원의 선택 앞에서 모두 완전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팝 가수가 노벨문학상을 받기는 사상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밥 딜런, 누구인가
75세의 로버트 앨런 짐머먼(Robert Allen Zimmerman), 즉 예명 밥 딜런은 지난 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1963)와 더 타임스 데이 아 체인진(The Times They Are a-Changin')(1964) 같은 저항 가요들은 전 세계적인 명곡이 되었다.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의 민간인 훈장인 대통령 자유 훈장(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받기도 했다.
늘 따라다니는 논쟁
스웨덴 한림원이 어떤 기준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지는 매년 불투명하다. 그래서 이 상은 늘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한림원은 알프레드 노벨이 남긴 말, 즉 '이상주의적 성향을 지닌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문구를 준칙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 문구는 분명치 않다. 스웨덴어 'idealisk'는 '이상주의적인'으로도, '이상적인'으로도 번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노벨위원회는 다소 자의적으로 움직이며 위대한 작가들을 외면한 적도 있어, 수상 결정이 자주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비판이 예상된다. 밥 딜런의 가사는 과연 얼마나 '문학'일까? 네덜란드 싱어송라이터 럭키 폰즈 3세(Lucky Fonz III)는 2011년 팝 매거진 HEAVEN에 이렇게 썼다. "밥 딜런은 가사 장사꾼이다. 가사를 훔치고, 무의미한 것을 철학적 진리로 포장하며, 생각들을 어설프게 이어붙여 한 절 안에서 스스로 모순되기도 한다. 그래도 마음을 울린다." 반면 딜런의 네덜란드어 번역가 로베르트얀 헹커스(Robbert-Jan Henkes)와 에리크 빈더부트(Erik Bindervoet)는 온제탈(Onze Taal) 블로그에서 그를 '언어의 기적'이라 평했다.
그러나 아마도 핵심은 딜런의 노래에 담긴 정치적·철학적 메시지일 것이다. 블로잉 인 더 윈드는 평화, 전쟁, 자유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데, 이는 베트남전과 1960년대 평화운동 당시 매우 시의성 있는 주제였다. 이 노래는 여러 아티스트들에 의해 불렸고, 네덜란드어 번안곡(Vluchtig in de wind)은 물론 프리슬란트어 번역(Rúzjend yn é wyn)까지 등장했다. 더 타임스 데이 아 체인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우더윈 더 흐루트(Boudewijn de Groot)는 이 곡을 '다른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는데, 사회의 보수적 흐름에 대한 경고로서였다.
예측은 곧 도박
올해 노벨문학상에 대한 예측 역시 매우 다양했다. 노벨문학상 후보 추천은 매년 2월 이전에 접수되어야 하며, 이후 몇 차례의 숏리스트가 만들어지지만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예측은 사실상 도박에 가깝고, 실제로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 도박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는 이를 영리하게 활용한다. 올해 래드브록스에서 배팅된 내용을 바탕으로 형성된 유력 후보 명단은 다음과 같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 하루키 무라카미(일본), 응구기 와 티옹고(케냐), 욘 포세(노르웨이), 조이스 캐럴 오츠와 필립 로스(미국). 밥 딜런도 명단에는 있었지만, 50위권 근처 어딘가에 묻혀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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