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석기시대를 재현하는 원숭이들… 인류 고고학의 해석이 흔들리나

브라질에 사는 카푸친원숭이들이 돌을 다루는 방식은 선사시대 인간이 남긴 석기와 놀랄 만큼 흡사하다. 그러나 이들은 그 돌을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단지 핥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발견은 선사시대 인간이 남긴 석기 유물을 해석하는 데 어떤 의미를 가질까?

수십만 년 전 인류 조상이 만든 석기 도구를 연구하는 일은 많은 고고학자들이 평생의 업으로 삼아온 분야다.

전형적인 석기 도구는 큰 돌덩이에 다른 돌로 납작한 파편을 떼어낸 형태다. 돌덩이에 생긴 날카로운 모서리, 혹은 떨어져 나온 날카로운 파편('플레이크') 자체가 자르거나 긁는 도구로 쓰였다는 것이 고고학계의 통설이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도구

그런데 이번 주, 브라질과 영국의 심리학자·고고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카푸친원숭이들이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돌을 깨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만약 이렇게 가공된 돌이 도구가 아니라면, 인류의 석기시대 역사 전체를 다시 써야 하는 것 아닐까? 어떤 경우에는 석기야말로 먼 조상이 원숭이가 아니라 호미닌(人科 동물)이었다는 유일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우리 종인 호모 사피엔스가 언제나 도구를 만들어 왔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호모 에렉투스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먼 조상의 경우 이를 입증하기는 훨씬 어렵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의 구석기시대 고고학 교수 빌 로브룩스(Wil Roebroeks)는 이 문제에 대해 꽤 담담하게 반응했다. "사람이 만든 도구로 팔리는 돌을 두고 벌어진 논쟁은 이미 19세기부터 있었다. 특히 돌과 돌을 두드려 만든 가장 원시적인 도구의 경우, 절벽에서 돌이 떨어지는 것 같은 자연 현상으로 생긴 것이 아닌지 확신할 방법이 없다."

카푸친원숭이가 석기시대를 재현한다는 내용의 논문은 이번 주 네이처(Nature)에 실렸지만, 로브룩스는 한 달 전 학회에서 이미 연구진의 영상과 이야기를 접했다고 한다. "브라질의 이 원숭이들도 그런 석기 유물을 만든다는 사실은 해석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그는 말했다. "그 지역에는 이미 상당히 논란이 됐던 유물 출토 유적이 두 곳 있다."

그러나 로브룩스에 따르면 이번 발견이 인류의 선사시대 전체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다. "아프리카에서는 330만 년 전의 석기가 발견됐는데, 아주 큰 파편이 떨어져 나온 흔적이 있다. 작은 원숭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 시대 석기가 나온 유적에서는 절단 흔적이 남은 뼈도 함께 발굴되었다."

주먹도끼와는 확연히 다르다

약 170만 년 전부터 석기는 훨씬 정교해진다. 여러 차례에 걸쳐 명백히 의도적으로 파편을 떼어낸 '주먹도끼'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로브룩스는 이런 주먹도끼를 카푸친원숭이가 가공한 돌과 혼동할 일은 없다고 단언한다. "원숭이들이 '주먹도끼'를 만들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 있지만, 그건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렇다면 브라질 카푸친원숭이들은 대체 왜 돌을 깨는 걸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이들은 떨어져 나온 파편에 관심이 없고, 돌덩이를 도구나 무기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저 핥을 뿐이다. 그런데 그 돌에는 영양분도 소금도 들어 있지 않다. 굳이 따지면 규산질 모래알을 핥으면서 미량 원소를 보충하는 정도의 이점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명이다.

원숭이들이 가공하는 돌들은 때때로 돌이 저절로 떨어지는 절벽 밑바닥에 놓여 있으며, 그곳은 파편과 부서진 돌덩이로 가득하다. 어쩌면 원숭이들은 흔히 원숭이답다고 일컬어지는 행동, 즉 '흉내 내기'를 하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