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누구였으며, 그가 살았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고대사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명예교수인 픽 메이어르(Fik Meijer)는 저서 『예수와 다섯 번째 복음사가』에서 바로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예수와 그의 세계를 다루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주제다. 믿을 만한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역사와 (기독교) 신화 창조가 뒤엉킬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역사학자로서 이 둘을 분리하지 못하거나 분리할 용기가 없다면, 차라리 이 주제에 손대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게다가 스테디셀러 작가인 메이어르에게는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 모든 것을 명쾌하게 서술해야 할 책임까지 있다.
유대-로마 사료
메이어르 책의 구성은 효과적이며, 다른 저자들도 자주 활용해 온 방식이다. 즉, 우리 시대 초창기 초기 유대교의 세계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먼저 그려낸 뒤, 그 안에 예수를 자리 매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독자들은 예수가 기독교인이 아니라 유대인이었고, 유대인의 세계 속에서 살며 철저히 유대적인 사상을 지녔음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예루살렘과 그 주변의 초기 유대교 세계가 오늘날의 랍비 유대교와는 매우 달랐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더군다나 사료 부족으로 인해 고대 역사학자들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낯선 세계이기도 하다.
메이어르는 첫 번째 부분을 힘차게 시작한다. 예수가 살았던 시대를 그리는 도입부에서 메이어르가 의지한 안내자는 단 한 사람, 유대계 로마 작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다. 요세푸스는 논쟁적인 인물이다. 그는 처음에는 유대 반란(기원후 67~70년) 당시 유대군 지휘관이었다. 그러나 포로로 잡힌 뒤 로마 진영에 항복했고, 이는 동포들의 격분을 샀다. 이후 티투스와 함께 로마로 건너가 자신과 화해하기 위해 두 부의 역사서, 『유대 고대사』와 『유대 전쟁사』를 집필했다. 요세푸스는 비기독교인 동시대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저술 속에서 예수라는 인물을 잠깐 언급한다. 해당 구절의 진위 여부는 의심스럽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특정 학계에서는 요세푸스를 '다섯 번째 복음사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이어르가 사해 사본을 비롯한 다른 사료들을 소개하지 않은 탓에, 예수가 응답했던 종교적 쟁점들의 복잡성은 충분히 드러나지 못한다. 다만 전체적인 조망을 위해 선택한 방식이라는 점은 이해할 만하다. 메이어르는 안내자인 요세푸스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적절한 비판의 시선을 곳곳에 드러낸다. 그는 헤로데 왕의 부패, 가혹한 정치 상황, 그리고 예수가 응답했던 참혹한 사회적 환경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심지어 유대 율법에 따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다루는 '할라하(halacha)'를 둘러싼 복잡하지만 활발했던 논쟁에도 몇 페이지를 할애한다. 결론적으로 당시 유대교는 사회적·정치적·종교적으로 갈래갈래 찢겨 있었다.
과연 예수는 누구였는가?
작가로서의 메이어르에게는 딱히 흠잡을 것이 없다. 문체가 명료하고 생동감 있어, 정치적 배경을 다루는 다소 어려운 구절에서도 『예수와 다섯 번째 복음사가』는 재미있고 따라가기 쉽다. 그러나 역사학자로서는 책의 후반부, 즉 예수 자신의 삶을 다룬 부분에서 실책을 저지른다.
예수가 누구였는지 답하려는 역사학자는 예수를 유대인으로 묘사하지 않을 수 없다. 복음사가들 역시 유대인이거나 최소한 유대계 기독교인이었다. 그들이 예수에 대해 무엇을, 왜 썼는지 이해하려면 그들의 유대적 배경에서 글을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메이어르는 독자들에게 '기독교적인 예수'를 내민다. 그것은 역사 속 실재했던 예수가 아니라, 추종자들이 만들어낸 예수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유대인이었던!) 예수는 대체 누구였는가? 추종자들은 왜 그에게 갖가지 (기독교적인!) 속성을 부여했는가? 한 명의 (유대인!) 폭동 선동가 겸 설교자의 십자가형은 어떻게 새로운 세계 종교를 탄생시켰는가? 모두 흥미로운 질문들이다. 불행히도 메이어르의 책은 어중간한 지점에 머문다. 그는 유대인의 세계를 그려 놓고도 그 안에 유대인 예수를 자리 매김하지 않는다. 복음서를 바탕으로 예수의 삶을 서술하면서도, 기독교적 색채를 걷어내는 데에는 거의 공을 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예수의 메시지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그가 갈라진 유대 세계에서 왜 그토록 성공할 수 있었는지 읽어내지 못한다. 물론 희소한 사료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영리하게 조합한다면 이 모든 것에 대해 꽤 많은 이야기를 해낼 수 있다. 결국 남는 것은 예수와 그의 유대 세계에 관한 너무나 쉬운 책이다. 마치 메이어르가 스스로 역사와 신화 창조가 뒤엉키는 함정에 빠지는 듯하기까지 하다.
도서 정보
제목: 예수 & 다섯 번째 복음사가(Jesus & de Vijfde Evangelist)
저자: 픽 메이어르(Fik Meijer)
출판사: 아테나이움(Athenaeum)
ISBN: 9789025300371
가격: 19.99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