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이 1936년 촬영한 역사적인 사진 '이주민 어머니(Migrant Mother)'는 미국 시사지 타임(TIME)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진 100선'에 포함되어 있으며, 자식을 위해 끝없이 헌신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상징하는 걸작입니다.
이 사진은 대공황(Great Depression)이 가져온 참혹한 결과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으로, 로스앤젤레스 북부의 니포모(Nipomo)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당시 유명 인사 전문 사진가로 활동하던 랭은 대공황이 시작되자 카메라를 돌려 위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절박함을 담아낸 한 번의 셔터
랭은 미국 농무부 산하 농업안전관리청(Farm Security Administration)에 고용되어 당대의 기록을 남기는 임무를 맡았고, 공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카메라로 극한의 빈곤 현장을 '담아냈습니다'. 그녀의 당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사진이 바로 플로렌스 오언스 톰슨(Florence Owens Thompson)이 두 자녀와 함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그 장면 속에서 굶주리고 절박해하는 어머니를 보았고, 그 모습이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습니다. 이 사진이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랭은 그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랭은 농장 노동자 가족들이 판잣집에 살며 집 없이 방황하던 캠프 수십 곳 중 하나를 지나치다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총 3,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완두콩 수확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서리가 내려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사진작가는 캠프에 들어가 임시 천막에서 자녀들과 함께 살던 어머니를 총 다섯 컷에 걸쳐 담아냈습니다. 두 아이는 어머니의 품 안에 있었고, 랭은 그녀의 이름 대신 나이만 물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32세라고 말했지만, 끝내 렌즈를 향해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진을 게재하지 않겠다고 했던 랭은 마음을 바꾸게 됩니다. 샌프란시스코 뉴스(The San Francisco News)에 사진이 실린 단 하루 만에, 감동을 받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캠프는 음식과 의복으로 가득 찼습니다.

수십 년 만에 밝혀진 '이주민 어머니'의 정체
이 사진은 1940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캘리포니아의 채집 가족(Family Picker, California)'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전시되었습니다. 이후 1966년 미술관이 랭의 작품 회고전을 개최하면서 이 사진은 현재의 제목인 '이주민 어머니, 캘리포니아 니포모(Migrant Mother, Nipomo, California)'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플로렌스 오언스 톰슨의 신원은 수십 년이 지난 1970년대 후반,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야 알려졌습니다. 당시 그녀는 암과 싸우고 있었지만 치료할 돈조차 없었습니다. 이름이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이 성금을 모아 그녀가 품위 있는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녀는 체로키 원주민 혈통이었으며,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박해와 실업 속에서 자녀들과 함께 홀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가족의 든든한 지주였던 어머니
훗날 가족들은 캘리포니아 모데스토(Modesto)에 집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톰슨 본인은 트레일러에서 계속 살기를 택했고 평생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녀의 딸 캐서린 매킨토시(Katherine McIntosh)는 2008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했습니다.
"우리는 늘 넉넉하지 못했지만, 엄마는 항상 우리가 먹을 것이 있도록 챙겼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엄마는 우리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자신은 먹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믿기 힘들 만큼 강한 분이었고, 우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랭의 사진 시리즈와 함께 '이주민 어머니' 초상화는 현재 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에 소장되어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사진사에 길이 남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